자사고·외고 약화 교육정책, 기존 인기 학군 수요 부추겨

문재인 정부의 고교정책이 인기 학교가 밀집된 강남8학군과 목동 전셋값을 치솟게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오후 공인중개업소가 밀집한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 /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고교정책이 인기 학교가 밀집된 강남8학군과 목동의 전세값을 치솟게 하고 있다. 특수목적고, 자립형사립고 폐지 수순으로 가는 정책에 강북이 아닌 강남권에 맹모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면적 119.58㎡ 전세매물은 이달 들어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 전세가가 10월에 11억3000만원, 11월 15억50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시세가 올랐다. 이달 거래된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49㎡ 전세가는 14억5000만원으로 직전달 시세(14억원) 대비 5000만원이 상승했다. 이곳 매물의 공통점은 강남8학군으로 표상되는 학원가, 단대사대부고‧휘문고 등의 인기 고교가 인근에 위치한다.

정부의 교육정책이 학부모들의 강남 전세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말 자사고, 외고 우선선발권을 폐지하는 정책인 ‘자사고‧외고‧국제고와 일반고 고입 동시실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고교의 신입생 모집시기를 일반고와 동시에 진행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만큼 자사고, 특목고 입학문이 좁아졌다. 대다수 자사고‧특목고가 강북에 위치한 상황에서 강남 8학군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면서 맹모들이 재차 모여들고 있다.

이에 강남권은 비수기임에도 임대차 시장이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셋째주를 시작으로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하락세다. 주별 전세가격 하락율은 11월 셋째주의 –0.01%를 시작으로 12월 둘째주 –0.05%까지 내림폭이 커졌다. 반면 강남의 전세가격은 이 기간 0.03%에서 0.18%까지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역시 인기 학군으로 꼽히는 목동이 속한 양천구의 이달 둘째주 전세가격 상승률도 0.09%로 재차 두자릿수 상승폭에 근접했다.

대치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자녀 교육문제로 단기 거주 목적의 전세매물 문의가 늘었다. 봄 성수기를 앞두고 겨울철 비수기임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목동 역시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수요자들이 몰린다. 목동신시가지 14단지 전용 71.4㎡ 저층 전세매물은 지난달 4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매물 전세가는 지난달 3억원 중후반대의 시세를 형성했다. 신목고, 학원가가 인접했으며 내년 목동 지구단위계획 발표 등의 호재가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이맘때가 되면 목동, 대치동, 중계동 등에 학군수요가 움직인다. 신학기에 대비해서 미리 주거지를 정하는 수요다. 이번 교육정책도 일정부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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