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그로서란트·온리프라이스 등 새 시도…내년도 출점 계획은 없어

올 한 해는 롯데에게 유난히 힘든 해였다. 특히 롯데마트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직격탄을 맞은 탓에 중국 진출 10년만에 매장 완전 철수를 결정해야 했다. 국내에서는 점포수 기준으로 업계 1위 이마트와 2위 홈플러스에 밀려 3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는 롯데마트는 올해의 부진을 털기 위한 타개책으로 다른 대형마트와의 차별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롯데마트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마트의 3분기 매출은 1조945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0.9% 줄었다. 영업이익은 86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등 해외에서의 부진이 실적을 갉아먹었다. 롯데마트는 지난 3분기 해외사업에서 101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 가량 떨어졌다. 중국 매장 99개 중 87곳이 문을 닫으면서 중국 내 매출은 92.3%나 감소했다. 반면 국내 사업은 작년 동기 대비 840% 가량 성장한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롯데마트가 지난 분기 국내서 실적 선방을 이뤘지만 여전히 국내 대형마트 순위는 3위에 머물고 있다. 국내 매장수 기준 이마트는 145곳, 홈플러스는 142곳이지만, 롯데마트는 15일 개장하는 대구 칠성점을 포함 122곳이다. 골목상권 보호 기조로 인한 지역 소상공인 반대 탓에 대형마트 추가 출점이 예민한 상황에서, 롯데마트 역시 내년도 추가 출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남창희 롯데마트 MD 본부장이 영등포 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진행된 롯데마트 온리프라이스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이처럼 매장수 열세에 있는 롯데마트는 업계 1,2위와의 ‘차별성’을 내년도 성장 무기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당장 내년 1월부터 전국 모든 매장서 담배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담배를 팔지 않는 ‘건강전문회사’가 바로 롯데마트가 지향하는 차별성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전체 매출액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부분이 미비하다. 0%대다. 그마저도 예전에는 판매대에서 담배를 보루 단위로 판매했지만 어느순간부터 매장에서는 팔지 않고 원하는 분들에 한해 고객 서비스 센터에서 판매되고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롯데마트가 추구하는 건강전문회사와 부합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롯데마트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PB(자체브랜드)의 대항마로 지난 10월 자체 PB인 온리프라이스를 내놓기도 했다. 온리프라이스는 최소 9개월 간 동일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파트너사와 9개월간 예상 판매량을 산정해 총 물량을 사전 계약하고, 고객의 지지를 받는 상품은 지속 운영하며, 그렇지 못한 상품은 롯데마트가 책임지고 단종시키는 구조다. 시시때때로 제품 가격이 바뀌는 현 대형마트 가격 책정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지로 비친다.  
 

롯데마트 서초점의 스테이크 스테이션. /사진=롯데마트

특화매장 역시 롯데마트 차별화 전략 중 하나다. 지난 7월 롯데마트 서초점에 들어선 그로서란트(grocerant)​도 롯데마트만의 특화 매장이다. 그로서란트는 그로서리(grocery·식재료)와 레스토랑(restaurant·음식점)이 합쳐진 신조어다. 식재료 구입과 요리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을 뜻한다. 롯데마트는 서초점에 그로서란트를 처음 도입했고, 이후 반응이 좋자 가장 최근 오픈한 대구 칠성점에도 이를 적용했다. 

실제 서초점 개점 이후 한 달 간의 방문객 수는 25만여명이었다. 일 평균 기준으로 따지면 8300여명이 서초점을 찾은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롯데마트 전체 점포의 일 평균 고객수와 비교하면 84.3% 많은 수치다. 다채로운 식사가 가능한 덕에 점심시간을 이용해 마트를 찾는 직장인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이사는 “롯데마트 서초점은 기존 대형마트의 판매 공식을 깨는 시도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그로서란트와 같은 식의 시도는 계속할 것”이라면서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는 아무래도 온라인몰과의 경쟁에서 파워가 약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특화매장뿐 아니라 온라인몰 강화에도 힘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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