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강철비 개봉‧향후 라인업도 화려, 드라마제작‧영화관 등 사업다각화…AGAIN 2013 주목

김우택 NEW 대표이사. / 이미지=시사저널e

NEW는 2018년에 영업이익 100억원 시대를 다시 열까. 최근 영화업계 안팎에서 고개를 치켜드는 질문이다. NEW는 2013년 이후 100억원 고지를 넘지 못했다. 내년은 NEW 창립 10주년이 되는 해다. 시장에 내놓을 영화 라인업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드라마제작과 영화관 사업 등 다각화 움직임도 눈에 띈다. 10주년을 앞둔 의지가 돋보인다는 뜻이다.

NEW는 대기업 계열사가 아님에도 국내 투자배급시장 주류로 자리매김한 ‘유일무이’한 회사다. 쇼박스 상무와 메가박스 대표이사를 역임한 김우택 대표가 2008년 8월 자본금 20억원을 들여 창업했다. 2012년 ‘부러진 화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점유율을 높인 NEW는 2013년 ‘7번방의 선물’과 ‘변호인’ 두 편을 1000만 영화로 등극시키며 업계 4강으로 자리매김했다.

NEW가 10주년에 내놓는 영화는 9편이다. ‘강철비’ 수익 일부도 내년 1분기에 포함된다는 걸 고려하면 딱 10편이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강철비의 개봉 첫날 관객은 23만4482명으로 집계됐다. 11만5273명에 그친 스타워즈: 라스트제다이를 두 배 웃돈 수치다.

이후 라인업도 화려하다. 박준경 NEW 영화사업부 대표는 “10주년을 앞두고 기대에 부응할 재미있고 다채로운 영화를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중 제작비 규모가 100억원을 넘고 제작 단계부터 관심을 모은 작품으로는 ‘안시성’, ‘염력’, ‘창궐’, ‘독전’이 꼽힌다.

안시성은 고구려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과 당 태종의 전투를 그린 전쟁블록버스터다. 이 작품은 순제작비만 15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조인성이 양만춘 역을, 박성웅이 당 태종 역을 맡았다. 김광식 감독은 “약 1400년전 고대 공성전이 현대전과 같은 스타일과 스피드로 휘몰아칠 것”이라면서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전투 액션의 전율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NEW가 내년에 내놓는 블록버스터 '안시성'의 한 장면. / 사진=NEW

1월에 개봉하는 ‘염력’은 영화 ‘부산행’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연 감독은 “보통 사람이 초능력을 얻으면서 일어나는 일을 상상해 만들었다”고 전했다. ‘독전’은 배우 고(故) 김주혁 씨의 유작이다. 배우 현빈과 장동건이 주연을 맡은 ‘창궐’은 밤에만 활동하는 야귀의 창궐에 맞선 이청(현빈)의 사투를 그린 액션블록버스터다.

4편의 흥행여부는 중요하다. 올해 성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NEW는 3분기에만 1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억 8800만원으로 81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급락했다. 이 탓에 올해 NEW의 성적표는 지난해(66억4200만원)의 반타작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2015년보다는 낫지만 10주년을 앞둔 성적 치고는 뼈아프다.

그럼에도 최근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다. 9월 한때 625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현재 1만원대 회복을 바라보고 있다. 유통마진이 개선된 덕이라는 게 증권가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와의 협력강화가 관심을 모은다. 넷플릭스가 NEW의 판권을 구매하면서 부가수익이 늘어 손익분기점 돌파가 상대적으로 쉬워지기 때문이다. 최근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영화 ‘기억의 밤’(키위미디어그룹 투자배급)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수혜를 입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강철비를 비롯, 내년 1분기 이내에만 3편 이상의 영화가 넷플릭스로 판매될 예정”이라면서 “영화 판권의 해외 유통을 효율적으로 집중, 내년 유통마진의 획기적 개선이 기대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NEW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NEW는 지난해 2월 화제작 ‘태양의 후예’ 제작해 드라마 시장에 안착했다. 이후 같은 해 하반기 콘텐츠 제작 자회사인 ‘스튜디오 앤 뉴’를 신설했다. 스튜디오 앤 뉴는 내년부터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2008~2017년 NEW 주요 투자배급작. / 사진=NEW

이에 더해 NEW는 지난 8월 24일 ‘CINE Q’(씨네큐) 1호 경주 보문점을 개장하면서 극장사업을 시작했다. 씨네큐는 서울 신도림, 충북 충주, 전남 목포, 남양주 진접 등에 차례로 열릴 계획이다. 또 올해 2월에는 국제 스포츠 대회 중계권 배급과 선수 매니지먼트 등 스포츠 사업을 벌일 사업체 ‘BRAVO&NEW’(이하 ‘브라보앤뉴’)도 설립했다. 이미 NEW는 음악, 공연, 부가판권 등 다양한 사업부문을 갖추고 있다.

화려한 영화 라인업이 성적으로 연결되고 비(非)영화부문 수익이 본격화하면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김현용 연구원은 내년 NEW의 예상 매출액을 기존 1057억원에서 1487억원으로, 영업이익은 기존 84억원에서 122억원으로 크게 높여 잡았다.

‘영업익 100억원’은 의미가 작지 않다. 올해 국내 4대 투자배급사(CJ E&M, 쇼박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 중 이 수치를 충족시킬 가능성이 있는 회사는 전무하다. 지난해에는 쇼박스가 15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이며 압도적 수익을 나타냈었다. NEW는 2013년 19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이후 한번도 100억원 고지를 넘어선 적이 없다.

시장환경은 2013년과 다르다. 영화산업 수익성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상황서 영화배급만으로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는 게 최근 시장의 중론이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부가판권 시장서 만회하지 않는 이상 영화 배급만으로 수익을 쌓아가는 게 사실상 어려워졌다”면서 “사업다각화는 그런 배경 때문”이라고 전했다.

NEW가 공세적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까닭도 이와 무관치 않다. 라이벌 쇼박스도 최근 드라마 제작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다각화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미디어업계 한 관계자는 “드라마가 IP(지적재산권) 확장에 있어서도 쓰임새가 많기 때문에 그간 영화에 매진해온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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