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보면 엉터리 예측 많아…쏟아지는 새해 전망 분별있게 해석을

매년 이맘때면 금융투자업계에선 각종 전망이 난무한다. 주가 지수부터 유가, 기업, 산업, 유망 해외 투자처, 국내외 거시경제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보고서를 내는 기관도 민간과 국책,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인터넷 검색창에 ‘2018년 전망’을 치고 하나하나 읽어볼 요량이면 제법 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정보가 넘쳐나는 건 좋은 현상이다. 내년에 어디에 투자할 지, 어떻게 자금을 운용할 지를 가늠할 수 있는 판단의 도구들이 많아진 까닭이다. 특히 하나의 사안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비교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얻어진 통찰력은 실전 투자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될만하다.
 

다만 비판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는 있다. 전망은 전망일뿐이다. 미래의 일은 그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똑똑한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예컨데 지난해 한국 정부는 물론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해외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2% 중반 내외로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3% 이상 달성이 기정사실화한 상황이다.

유가와 주가지수도 마찬가지였다. 유가는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 증가에 따라 올해 배럴당 50달러 초반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까놓고 보니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는 배럴당 65달러까지 올랐다. 이 정도면 애교다. 어떤 한 증권사는 코스피가 여전히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며 지수가 2000선이 넘으면 주식을 팔고 다시 1900대로 떨어지면 사는 전략을 추천하기도 했다. 코스피는 올들어 단 한번도 1900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장밋빛 전망은 특히 더 경계해야 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경우가 많다. 신흥국 투자처로 각광을 받았던 러시아는 지난해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올해 가장 낮은 4%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10%대 평균 수익률을 낸 브라질 펀드도 30%를 넘나드는 다른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물론 모든 것은 결과론적이다. 역사상 최고의 트레이더 중 하나인 제시 리버모어도 “시장은 항상 옳고 의견은 자주 틀린다”고도 했다. 뒤늦게 맞고 틀리고 따져 흥분하는 것은 어리석은 분풀이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결과는 모든 것이다. 최근 쏟아지는 전망들을 투자자 본인 시선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건 이 때문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