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 등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패스트 트랙 허가는 숙제

대한항공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이전을 시작으로 서비스 차별화 전략 강화에 나선다. 일등석과 프레스티지 클래스 좌석을 개선해 서비스 고급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대한항공은 제2여객터미널 내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를 구축, 브이아이피(VIP) 서비스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새 주력 항공기인 보잉787-9에도 일등석 6석을 배치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첨단 항공기 도입에 더한 제2여객터미널 일등석 강화 전략을 통해 서비스 고급화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제2여객터미널 서쪽 체크인 카운터 A구역 전체를 임차해 다른 체크인 카운터와 완전히 구분된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를 만들었다. 비즈니스석 이상 승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대한항공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만든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는 일등석 승객을 위한 12석 규모 라운지다. 대한항공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는 일등석 승객과 밀리언마일러클럽 회원 등 이른바 하이클래스(High Class) 승객만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에서 탑승 수속과 출국 심사 안내, 음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대한항공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 / 사진 = 시사저널e


맹성수 대한항공 제2여객터미널 태스크포스 부장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는 동일한 체크인 카운터에서 일부만 비즈니스석 이상 승객 대상 탑승 수속을 진행했지만 내년부턴 별도 공간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2023년 제2여객터미널 내 신규 시설 구축으로 수용인원이 늘어도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는 유지할 것”이라 말했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저비용 항공사(LCC) 급성장과 같은 항공업계 지형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제2여객터미널을 차별화 전략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대한항공은 정부가 예산 4조9303억원을 들여 신설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셀프 체크인 기기와 자동 수하물 위탁 기기 등 최신 설비 및 교통체계를 사실상 온전히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승객 대부분이 대한항공 고객이 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 예정인 대한항공과 델타항공(미국), 에어프랑스(프랑스), KLM(네덜란드) 등 4개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하루 최대 136편을 운항하는데 이 중 126편이 대한항공 운항편이다.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에서 하루 110~126편을 운항한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은 “제2여객터미널은 연간 최대 18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이 중 90%가량 승객이 대한항공을 이용할 것”이라며 “대한항공과 함께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 중인 델타항공이 항공동맹 스카이팀으로써 대한항공과 함께 제2여객터미널 이전하는 만큼 국토교통부가 조인트벤처 설립을 허가하면 이용객 98%가 대한항공 승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이전을 앞두고 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철저한 준비를 지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제2여객터미널 내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총 62건의 제안을 정부에 올렸고 이 중 59건이 정부에 채택됐다​며 ​앞으로도 국토교통부, 인천공항공사와 협의해 고객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2개의 전용 라운지를 운영할 예정이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대한항공 라운지에는 프레스티지석 승객을 위한 서편 400석, 동편 200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가 각각 조성됐다. 대한항공은 또 서편 라운지에 일등석 탑승객을 위한 30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와 마일러클럽 회원을 위한 라운지도 따로 마련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셀프 체크인 기기. / 사진 = 대한항공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확대한 셀프 체크인 기기와 자동 수하물 위탁 기기 등 최신 설비도 대한항공의 서비스 차별화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2여객터미널에 설치된 전용 셀프 탑승 수속 기기는 제1여객터미널 설비보다 대당 2000만원가량 비싼 반면 수하물 등록 단순화 적용으로 기존 기기보다 탑승 수속 소요 시간이 적게 든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탑승 수속 외 수하물 표 발급까지 가능한 제2여객터미널 전용 셀프 탑승수속카운터를 이용할 경우 탑승 수속이 기존 기기 평균 2분30초에서 12초로 줄어든다. 제2여객터미널엔 총 62개의 셀프 체크인 기기가 설치됐다. 자동출입국심사대의 경우 걸어가는 승객의 얼굴을 인식하는 시스템이 탑재돼 기존보다 최소 5초의 시간이 단축된다.

맹성수 부장은 “각종 정보통신기술과 세관·출입국관리·검역의 효율적인 배치로 인해 일반석 기준 평균 52분 걸리는 출국 시간이 30분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수하물 처리 능력도 제1여객터미널의 시간당 600개에서 제2여객터미널 들어 시간당 900개로 대폭 개선, 최근 문을 연 싱가포르 창이공항 4터미널보다도 우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어 인천공항공사와 함께 제2여객터미널로 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도로 표지판 밑에 제2여객터미널에 입주하는 항공사들을 표기하고 자사 홈페이지와 기내지, 광고를 이용해 관련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승객이 탑승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이티켓(e-Ticket)에도 터미널 변경 정보를 추가했다. 제1여객터미널로 이동하는 승객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인천국제공항이 이용 여객 급증으로 사실상 포화상태를 맞은 데 따라 당초 탑승동 확장 계획을 철회하고 여객터미널로 변경된 곳”이라며 “새로운 부지 확보로 인해 제1여객터미널과 거리는 멀어졌지만, 탑승 수속 등 효율화로 이동 시간을 상쇄할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항공이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에서 탑승 수속 이후 곧장 탑승동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도록 추진한 패스트 트랙은 이용 허가가 나지 않았다. 교통약자를 위한 패스트 트랙 2곳 외 프리미엄 승객 수요를 위한 패스트 트랙 2곳이 구축됐지만, 정부가 국민정서 문제로 교통약자를 위한 패스트 트랙을 우선 운영하는 것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맹성수 부장은 “전세계 주요 20개 공항 중 패스트 트랙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곳은 인천공항 뿐”이라며 “급히 비즈니스 목적으로 방한했을 경우 입국 수속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패스트 트랙 서비스 유무를 따져 인근 공항으로 향하는 수요도 있는 만큼 허브공항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패스트 트랙 허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설치된 패스트 트랙. / 사진 = 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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