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익성 지표 하락에 경영자 책임론 제기…내년 3월까지 대폭 물갈이 가능성

10월 1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45회 보험사 CEO 및 경영인 조찬회에서 참석자들이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 사진=뉴스1

생명보험업계에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 인사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실적 악화와 경영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내년 3월 전후로 임기가 만료되는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임원이 대폭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 전후로 임기가 만료되는 CEO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생보업계는 손해보험업계와 달리 실적이 좋지 않아 물갈이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새 회계기준(IFRS17)에 맞춘 신지급여력(RBC)비율이 기준에 미달하는 생보사도 많아 CEO 교체 등으로 강력한 쇄신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먼저 KB생명은 새로운 인물이 CEO를 맡게 된다. 신용길 사장이 생명보험협회장에 선임되며 사장직이 공석이다. 이달 말 KB금융지주 계열사 인사 때 새로운 CEO가 선임된다.

생보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 김창수 사장의 거취도 관심을 끈다. 내년 초 삼성 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단행될 경우 김사장이 남은 임기를 채울 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근 50대 CEO를 전면 배치하면서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어 김 사장 거취도 변동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말 거취가 정해질 CEO는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이다. NH농협생명이 발표한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6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줄었다. 다만 NH농협생명 내부에선 서 사장이 NH농협생명 관례에 따라 연임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안양수 KDB생명 사장 등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업계에선 동양생명의 누적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0.4% 뒷걸음치며 구 사장 연임이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KDB생명은 누적 기준으로 52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급여력(RBC)비율 등 자본적정성 악화로 인해 안 사장은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반면 한화생명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면서 차 사장에 대한 연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 임기는 오는 30일까지지만 지난달 22일 라이나생명 이사회는 홍 사장 임기를 1년 연임하는 안을 가결했다. 실적 개선과 RBC비율 상승 등 수익성이 회복하면서 홍 사장의 임기를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RBC비율이 낮아지고 있어 경영상황이 악화될 경우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저하될 수 밖에 없다. 금융당국이 신지급여력제도를 기초로 생보사들의 자본 적정성에 대한 필드테스트를 한 결과 ING, 푸르덴셜, 라이나 등 5개 생보사만 RBC비율 100%를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빅3 등 나머지 생보사들의 신RBC비율은 100%를 밑돌았다. 결국 RBC비율이 금융당국이 적정기준으로 삼은 100% 이하로 내려가면서 소비자가 신청한 보험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 비율이 100%를 밑도는 보험사에 대해 경영개선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고, 보험사마다 경영진에 대한 문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보사마다 확정 금리형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하면서 역마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과거 고금리로 판매한 상품이 부채로 인식된다. 수익 악화도 우려돼 경영자들 고심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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