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에 매달리는 청년 늘며 ‘비트코인 좀비’라는 유행어까지…정부 대책 서둘러야

“나도 비트코인이나 사볼까.”

요즘 주변에서 부쩍 많이 듣는 소리 중 하나다. 현재 한국에는 가히 비트코인 광풍이 불고 있다. 과거 일부 투자자들이 투자하기 시작했던 비트코인을 이제는, 직장인, 주부, 대학생, 심지어 중고교생들까지 투자에 나서는 상황이다.
 

올해초 1비트코인의 가격은 100만원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올해 12월에는 2400만원까지 올랐다. 1년 사이에 20배 이상 오른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장에는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등장하게 된다.

‘몇 백만원을 투자해 몇 억원을 벌었다’ 등 대부분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뜬 소문들이다. 하지만 이런 투자 성공담은 사람들을 혹하게 함으로써 비트코인 광풍에 끌어들이는데 충분했다. 특히 이른바 ‘N포 세대’라 불리는 청년들에게 이보다 좋은 유혹이 또 있을까.

비트코인은 하루에도 가격이 30%씩 등락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운이 좋아 저점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고점에서 팔게 되면, 100만원 정도를 투자해 하루에 몇십만원의 차익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문제는 이러한 등락폭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보통 주식의 경우,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는데 어느 정도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비트코인은 특별한 이유 없이 가격이 오르거나 내린다. 특히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비트코인 특성상, 한번 비트코인에 빠지게 되면, 일상생활을 포기하고 비트코인에 매달리기 십상이다. 오죽하면 하루 종일 비트코인 시세창만 들여다보는 사람들을 뜻하는 ‘비트코인 좀비’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겠는가.

특히 N포 세대라 불리는 청년층은 이러한 비트코인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다. 아르바이트 시급이 7000원이 채 되지 않는 상황속에서, 비트코인 단타만으로도 하루에 10만원 이상을 쉽게 벌 수 있을 것같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청년들은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기도 한다. 이들은 이를 주변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이를 듣게된 또 다른 청년들은 비트코인 광풍에 함께 몸을 싣게 된다. 그러나 돈을 버는 사람이 있다면, 반대로 돈을 잃는 사람도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대다수 청년들은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기보단 잃기 십상이다. 문제는 한번 비트코인에 빠지게 되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N포 세대가 얼마 되지 않는 돈을 가지고 이른바 ‘한탕주의’에 빠져드는 것은 그만큼 한국에서의 삶이 팍팍하기 때문이란 방증이다. 열심히 일해서 밝은 미래가 보인다면 애초에 비트코인에 쉽게 빠져들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향후 규제를 예고했지만, 어떤식으로 규제할 지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정부의 대처가 늦어지는 사이, 지금 이 시간에도 비트코인 좀비들은 양산되고 있다.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비트코인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아울러 N포 세대라 불리는 청년들이 왜 비트코인에 빠지게 됐는지, 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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