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동원 등 낙지·새우 앞세워 시장 공략…올해 만두 트렌드는 ‘얇은 피와 생소한 재료’

만두 판매 성수기인 겨울철을 맞아 해태제과, 동원F&B, 풀무원 등 식품업체들이 만두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국내 만두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CJ 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를 뛰어넘을 ‘수퍼루키’를 찾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 겨울 새로 출시되는 만두는 얇은 피 등 식감과 짬뽕 맛, 매운맛 등 맛의 다양화에 방점이 찍혔다.

만두 종류 다양화와 소비자들의 식생활 변화로 국내 만두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만두 소매시장 규모는 2014년 3966억원에서 2015년 4384억원, 지난해에는 4434억원으로 점차 늘고 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11.8%의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가정간편식(HMR)의 인기가 늘어남에 따라, 냉동 식품에 대한 선호 역시 확대되는 것이 냉동 만두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CJ제일제당 비비고 한섬만두, 해태제과 고향만두 불낙교자, 풀무원 새우듬뿍만두, 동원F&B ‘개성 왕새우 군만두’와 ‘개성 왕새우 물만두’. /사진=각 사

현재 국내 만두 시장 1위는 비비고와 백설 등 브랜드를 보유한 CJ제일제당이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체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의 42.5%를 CJ제일제당이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교자만두 붐을 일으킨 비비고 왕교자를 앞세워 △2014년 26.2% △ 2015년 34.2% △2016년 39.6%로 만두 시장 파이를 점차 키워왔다.

최근 CJ제일제당은 ‘비비고 한섬만두’로 1위 굳히기에 나섰다. 한섬만두는 일명 왕만두다. 만두피가 두꺼워 식감이 퍽퍽하다는 왕만두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적의 배합비를 개발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한섬만두 출시로 CJ제일제당은 그간 열세였던 왕만두 시장에서도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비비고 한섬만두 출시 첫 달인 8월 왕만두 시장(링크아즈텍 기준)에서 35.2%로 1위를 차지했다. 9월에는 전달보다 더 오른 42.8%를 기록했다.

경쟁사들도 1위의 독주를 막기 위해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점유율 16.9%를 기록한 2위 해태제과 역시 만두 재료로는 생소한 낙지를 앞세워 1위 추격에 나섰다. 고향만두 브랜드를 갖고 있는 해태제과는 2014년 CJ 제일제당에 1위 자리를 내 준 이후, △2014년 21.4% △ 2015년 19.8% △ 2016년 18.3% 으로 점유율 하락세에 있다. 이를 타개 하기 위해 해태는 맛의 다양화를 기조로 업계최초로 낙지만두인 ‘고향만두 불낙교자’를 출시했다. 올해 기준 해물만두 시장은 전체 냉동만두 시장의 10% 수준이다. 지난해 새우, 오징어 등의 고급 식재료로 만든 만두가 인기를 끌며 새로운 카테고리로 자리잡았다. 해태제과는 해물만두 열풍을 이끌 다음 주자로 매운맛이 돋보이는 낙지를 선택한 것이다.

점유율 3위(12.6%)의 동원F&B 만두의 키워드는 새우다. 동원F&B(대표이사 김재옥)가 만두 성수기인 겨울을 맞아, 새우 통살을 넣은 ‘개성 왕새우 군만두’와 ‘개성 왕새우 물만두’를 출시해 새우만두 시장 규모 확대를 꾀하고 있다. ‘개성 왕새우 군만두’는 새우 함량이 10% 이상으로 새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또한 ‘개성 왕새우 군만두’는 국내 군만두 제품 가운데 만두피가 가장 얇다. 일반적인 만두피보다 20% 이상 얇아 군만두의 바삭한 식감을 최대한 살렸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실제 동원F&B는 지난해 출시한 새우 만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원F&B의 냉동만두 부문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성장했다. 동원F&B 관계자는 “새우만두 시장의 리딩 브랜드로서 앞으로도 시장 규모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새우만두 시장이 내년 6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점유율 60% 이상의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4위 풀무원(10.6%)은 딤섬을 내놨다. 딤섬은 중국 광둥 지역 사람들이 즐겨 먹는 만두다. 풀무원이 출시한 ‘생가득 새우듬뿍만두’는 속이 비칠 듯 얇고 투명한 만두피가 특징이다. 딤섬의 얇은 피를 구현한 것이다. 기존 판매 제품과 비교해 16% 얇은 만두피로 조리 시 만두소가 투명하게 비친다. 이뿐 아니라 풀무원은 ‘생가득 육즙듬뿍만두’, ‘생가득 바삭촉촉 눈꽃만두’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별미 만두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냉동만두 시장 역시 함께 성장하고 있다. 실제 간편식 구매의 성지라 불리는 편의점에서의 만두 판매율도 올랐다”면서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보니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맛의 만두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2015년 대비 2016년 만두 매출액은 편의점에서 16.4% 증가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