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난달말 이후 매도세 거세져…미 금리결정 등 대형 이벤트 이후 방향성 확인해야

올 하반기 증시를 달궜던 코스피가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시를 이끌었던 외국인은 순매도 기조로 돌아섰고 장세를 주도했던 삼성전자는 힘을 잃은 모양새다.

특히 이번 주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불확실성 해소,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등 긍정적인 요인들과 중동리스크, 트럼프 리스크가 뒤섞여 있어 향후 지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코스피로 돌아올 지 여부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 떠나가는 외국인에 고개숙인 코스피

상승가도를 달리던 코스피가 멈춰섰다. 11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7.49포인트(0.3%) 오르는데 그쳐 2471.49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달 24일 종가 기준 2544.33에 비해 2.8% 떨어진 수치다. 지난 7일에는 장중 2452.40을 기록해 두 달여만에 2450선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코스피 하락에는 외국인 투자자 이탈 영향이 컸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1일부터 23일까지 누적으로 1조567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은 각각 1조5018억원, 355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외국인은 누적으로 2조52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인 날은 이달 4일과 5일이 유일했다.

주도업종이었던 IT(정보통신) 대형주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투심을 약화시킨 원인이었다. 특히 글로벌 투자사인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JP모건도 삼성전자를 내년도 최선호 주식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삼성전자를 누적으로 1조5597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도 외국인 투자자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30일만 하더라도 1124.6원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급격하게 내리면서 지난달 29일에는 1076.8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환율이 높았던 시기에 국내 주식에 투자했던 외국인들로선 시세 차익과 함께 환차익을 남길 수 있어 한국 주식에 대한 매도 매력이 컸다.

◇ 이번 주 FOMC, 한중 정상회담, 중동 리스크 확인해야

이제 시선은 코스피가 계속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인 지에 모이고 있다. 뚜렷한 주도 업종인 IT를 제외하면 호황을 구가하는 업종이 드문 상황이다. 반도체 외 수출기업들의 실적 증가도 환율 등 영향에 불투명해졌다. 결국 증시가 살아나기 위해선 올해 4분기 실적 발표 전까진 외부적 호재가 발생할 필요가 생긴 셈이다.

이번 주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 연준은 12∼13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선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이 퇴임 전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특히 향후 인상 속도에 대한 연준의 시각은 내년 한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와 속도에 영향을 줘 시장 참여자들이 관심을 가져야할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 방중도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국빈 자격으로 14일 중국을 방문한다. 정부에 따르면 이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국 경제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왔다. 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어떤 선물 보따리를 가져 오느냐에 따라 투심이 살아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면 투자자들은 잠재적 리스크도 주시해야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라고 선언하면서 중동 정세가 극도로 불안정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세제개편안, 탄핵 여론 등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이번 주 증시를 어렵게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번 주 코스피는 미국 연준의 FOMC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2471.49를 나타내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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