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우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 사장 내정…인력 감축 및 비용절감 과제

삼성중공업이 내년까지 수천억원 적자를 전망, 남준우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하는 수장 교체 특단을 내렸다. 남준우 신임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비용절감과 사업전반 체질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지만, 삼성중공업의 4년 연속 영업적자 상황을 풀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박대영 사장은 경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

11일 삼성중공업은 조선소장인 남준우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고 밝혔다. 남 신임 대표이사 사장는 1983년 삼성중공업 입사 이후 34년 동안 선박개발 담당, 시운전 팀장, 안전품질 담당, 생산 담당 등을 역임한 이른바 ‘현장통’으로 꼽힌다. 남 신임 대표이사 사장은 내년 1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삼성중공업 수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신임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 “영업적자 계속” 40년 박대영 → 34년 남준우

삼성중공업 수장 교체는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지난 6일 예상됐다. 삼성중공업은 ‘60대 이상 퇴진’이라는 기조를 반영, 유상증자 발표와 함께 주주총회 소집을 공시하고, 3명의 신임 사내이사 선임 건을 상정했다. 삼성중공업 이사회 사내이사는 3명으로 사내이사 수가 늘어나지 않는 한 경영진 교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남준우 부사장의 신임 대표이사 내정에는 박대영 사장의 입김이 담겼다. 박 사장은 사임의사를 직접 전달하고 후임 대표이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지난 40년간 삼성중공업을 지킨 조선업계의 '산 역사'로 불린다. 다만 박 사장은 전세계 조선업황 부진에 따른 수주절벽으로 2015년 1조5000억원 영업적자를 낸 이후 3년 연속 적자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문제는 삼성중공업이 내년까 4년 연속 적자를 전망하고 있다는 데 있다. 남준우 사장 내정자는 당장 지난해 수주절벽 여파로 직면한 일감부족 사태를 풀어야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많은 수주(6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주가 매출로 연결되기까진 최소 2년이 걸리는 조선업 특성에 따라 내년까진 이른바 ‘보릿고개’를 견뎌야한다.

남준우 사장 내정자는 인력감축 등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세웠던 구조조정 계획도 재추진해야 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인력 자구계획에서 2018년 말까지 5000명을 줄이기로 하고 같은 해 2000명을 감축했지만, 올해는 노사 간 합의 지연으로 700명을 줄이는데 그쳤다. 매출은 주는 데 고정비는 제자리를 걷는데 따라 삼성중공업은 내년 2400억원 영업적자를 전망했다.

◇ 남준우 사장 내정자 “재도약 기반을 마련할 것”

다행인 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등으로 유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전세계 조선업황 소폭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조선사가 기록한 신규 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 156만9439CGT(56척)보다 3.56배 많은 573만6182CGT(표준화물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이에 남준우 사장 내정자는 조선업 위기 회복 시점으로 꼽히는 2019년까지 내년을 잘 버텨내야 한다. 삼성중공업은 일단 2016년 1조1000억원 유상증자에 이어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15년과 지난해까지 이어진 수주절벽에 따른 올해와 내년 일감절벽을 유상증자를 통해 버틴다는 계획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남 부사장은 “생산현장에서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전반의 체질을 조기 개선하고 위기에 처한 삼성중공업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남준우 신임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울산대 조선공학과를 나와 1983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했다. 그는 입사 후 선박개발 담당, 안전품질담당, 생산담당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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