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메모리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세정 장비 제조…OLED 업체 투자 감소시 매출 저하 가능성

지난 5일 최봉진 디바이스이엔지 대표(사진)가 기자 간담회에서 디바이스이엔지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디바이스이엔지
디바이스이엔지가 이달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디바이스이엔지는 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세정 장비를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특히 플렉시블(Flexible·휘어지는) OLED 디스플레이 세정 장비도 생산해 국내 기업에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플렉시블 OLED 시장 확대 수혜주로도 꼽힌다.

반대로 이 회사가 지닌 투자 위험요소도 있다. 매출 대부분이 OLED와 반도체 장비에 집중돼 있다. 이 탓에 전방 산업에 위치한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줄일 경우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디바이스이엔지는 마케팅 네트워크를 글로벌로 확장하고 부품판매 등 사업 다각화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 OLED와 반도체 아우르는 세정 장비 회사···플렉시블 OLED 시장 확대 수혜 기대


2002년 설립된 디바이스이엔지가 OLED와 메모리 반도체 호황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OLED 디스플레이 증착공정용 세정장비와 반도체 메모리 보관용기 오염제거장비를 제작·판매한다. 세정 작업은 OLED와 메모리 반도체 수율을 높이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행해지는 공정 과정이다.

이 회사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양산형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6세대 증착마스크 세정장비를 개발했다. 또 OLED 세정공정 전후 자체 품질검사 프로세스를 적용한 세정∙검사 통합공정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여왔다. 최근에는 친환경 세정 솔루션을 위해 미국의 과학·광학·제어장비 제조업체인 3M과 기술협력 파트너십도 체결한 상황이다.

특히 이 회사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세정 기술력도 확보하고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로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 확대가 전망되는 유망 분야다. 시장조사업체인 IHS에 따르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연간 58.5%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플렉시블 6세대 생산이 가능한 업체는 4곳이며 그 중 양산 가능 업체는 단 2곳뿐이다. 이 회사는 이 2곳에 세정장비를 납품한다.

최근 OLED와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983억원, 영업이익 113억원, 당기순이익 84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 기록한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모두 지난해 연간 실적(각 707억원, 61억원, 45억원)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 설비 투자 줄면 매출에 부정적···“마케팅 네트워크 강화”

긍정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 위험도 내재돼 있다. OLED와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거나 전방 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줄일 경우 이 회사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OLED와 반도체 세정장비 매출은 이 회사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이에 이 회사는 소재부품 매출 비중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소재부품 부문은 전방 기업의 설비 투자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는 부문으로 꼽힌다. 디바이스이엔지​의 3분기 기준 OLED와 반도체 소재부품 매출 비중은 7.7% 수준이다. 이 회사는 정보통신(IT) 제품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프로세스 필터와 포장지, 트레이 등 부품판매사업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 국내외 네트워크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매출처를 다변화하면 특정 업체가 설비투자를 줄이더라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까닭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이 회사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30% 수준이다.

최봉진 디바이스이엔지 대표는 “세정공정 분야 총 13개 특허 기반의 우수한 기술력, 국내외 대형 고객사와의 긴밀한 기술협력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장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각 장비산업 분야 간 균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고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5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11.4대 1의 최종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1만5500~1만7500원) 하단에 못 미치는 1만200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금액은 약 168억원이다. 이 회사는 공모 자금을 시설투자, 연구개발, 운영자금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일반 청약은 이달 11~12일이고 이달 말 상장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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