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3위로 밀린 KB카드 유웅원 사장 '불안'…실적 악화 우리카드 유구현 사장도 연임 불투명

임기 종료를 앞둔 카드사 CEO들. (왼쪽부터)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카드업계가 수수료인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임기 종료를 앞둔 카드사 수장들의 연임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내년 카드업계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올해 거둔 실적이 향후 연임 여부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카드사 CEO는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등이다.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과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은 올해 말 임기가 끝나며,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은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 3개 카드사 CEO들은 올해 엇갈린 실적을 보였다. KB국민카드는 3분기에 전년 동기(821억원) 대비 2.1% 감소한 80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 역시 233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2354억원) 대비 0.6%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국민카드는 업계 2위인 삼성카드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국민카드는 윤웅원 사장 취임 직전인 2015년말 당기순이익 3550억원을 달성, 6948억원을 기록한 신한카드에 이어 업계 2위를 차지했다. 33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삼성카드와의 격차는 21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1분기부터 전세가 역전되기 시작했다. 이후 다시 만년 3위로 추락했다. 현재 2위로 올라선 삼성카드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격차는 700억원을 넘어섰다.

우리카드 역시 올해 실적이 좋지 못하다. 3분기 우리카드는 전년 동기 315억원 대비 38% 감소한 19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924억원 대비 12% 줄어든 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윤웅원 사장과 유구현 사장의 경우, 올해 실적이 나빠지면서 내년 연임이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특히 이미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한 유구현 사장의 경우, 3연임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물러난 점도 유 사장에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유 사장의 경우 그동안 이 전 우리은행장의 측근으로 불려왔다. 다만 유 사장이 올해 초 제시한 유료회원 650만명이라는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의 경우, 올해 실적만으로 보면 가장 무난한 성과를 거뒀다. 하나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64% 증가한 973억원을 거두며 업황 악화 속에서도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다만 정 사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3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임기도 함께 종료된다는 점은 향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정태 회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정 사장 등 계열사 CEO들의 운명도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내년 업황 악화와 관련해 올해 실적이 향후 연임 여부에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영 환경이 급속도록 악화되는 상황속에서 조직 안정도를 중요시 할 경우, 기존 수장들을 연임시킬 것이란 시각도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수수료 인하 등을 강행하면서 카드업계의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각 CEO들의 경영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지주가 조직 안정을 택할 지, 경영 환경 쇄신을 택할 지에 따라 기존 CEO들의 연임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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