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채용비리·예산 방만운영 등으로 위기 자초…"감독기관으로서 신뢰 추락" 위기론 팽배

잇따른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인 금융감독원이 경영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금감원 출범 후 최악의 성적표다. / 사진=뉴스1
"금융감독원 출범 이후 최악의 분위기다. 경영평가에서 C등급까지 맞으며 내부 분위기는 더 침체됐다."

금융감독원의 한 내부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금감원의 잇따른 채용비리 의혹에 더해 경영평가 C등급을 받으면서 내부적으로 침통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감원의 2016년 경영평가를 마무리하고 C등급을 통보했다. C등급은 금감원의 경영평가가 시작된 이래 최하 등급이다. 금감원은 B를 받았던 한번을 제외하곤 A등급을 받아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개혁 의지가 강한 면도 있지만 역시 금감원 존립 기반이 흔들린다는 위기론도 팽배해 왔다"며 "이번 C등급으로 금융사에 체면을 구긴 것도 뼈아프지만 이미 실추된 감독기관으로서의 신뢰에도 더 타격을 받게 됐다"고 걱정했다.

금감원의 C등급 판정은 최근 잇따른 채용비리 의혹이 일어난 데 따른 결과다. 금감원은 2014년 변호사 채용 비리로 임원 2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에는 신입직원과 민원처리전문역 채용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발견돼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지난 9월에는 감사원의 기관운영감사 결과 조직 및 예산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시정을 요구받기도 했다.

C등급을 받게 됨에 따라 금감원 임직원의 성과급은 A등급에 비해 30% 준다. 임원은 A등급이면 연간 기본급의 81%가 성과급으로 지급되지만 C등급은 54%로 떨어진다. 직원은 A등급일 경우 기준봉급(월급)의 180%, C등급은 140%가 성과급으로 지급된다.

금융위는 또한 내년도 금감원 예산도 대폭 삭감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올해 3666억원 대비 약 10% 증액된 약 4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금융위에 제출한 상태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금감원 채용 비리가 터졌고 각종 비리 의혹이 나오면서 금감원 경영에 낙제점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