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기각 9일만에 재소환…GS홈쇼핑 관련 추가 수사

GS홈쇼핑으로부터 뇌물성 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기업 계열 홈쇼핑 업체에서 자신이 지배력을 행사하는 단체에 수억원을 제공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4일 검찰에 다시 출석했다. 지난달 25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9일 만이다.

전 전 수석은 이날 오후 2시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e스포츠협회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e스포츠산업 분야는 4차 산업혁명의 매우 중요한 주역으로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산업 분야의 하나”라면서 “저는 일찍부터 이 분야에 대해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해 왔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최근에는 중국이 이 분야에 있어서 턱밑까지 쫓아오고 있어서 특별히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그런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저는 이와 같은 종합적인 판단을 가지고 상식적으로 조언을 했다. 앞으로도 똑같은 기회가 있다면 똑같은 조언을 할 예정”이라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전 전 수석은 또 GS홈쇼핑과 롯데홈쇼핑으로부터 기부금이나 후원금 요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더더욱이 저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두 차례나 강조했다. GS홈쇼핑 관계자와 만난 이후 후원금이 지급된 정황에 대해서도 “이와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검찰에 들어가서 충분히 설명을 듣고 해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롯데홈쇼핑 뇌물 등 혐의로 한 차례 영장이 기각됐던 전 전 수석은 이번엔 GS홈쇼핑 뇌물 혐의로 조사받을 전망이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2013년 국정감사에서 GS홈쇼핑의 소비자 피해보상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는 조건 등으로 같은해 12월 GS홈쇼핑으로부터 자신이 지배력을 행사하던 한국e스포츠협회 계좌로 1억5000만원을 기부 받은 의혹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이었던 전 전 수석은 GS홈쇼핑에 대한 비판성 보도자료를 낸 뒤 회사 측과 만났고, 이후 GS홈쇼핑 허태수 대표에 대한 증인 신청이 취소됐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GS측과 일종의 ‘거래’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전 전 수석은 또 롯데홈쇼핑이 2015년 4월 방송 재승인을 대가로 같은 해 7월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도 받는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당시 미래창조과학방송위원회 소속으로 방송 재승인 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전 전 수석에게 뇌물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전 수석은 이밖에 롯데홈쇼핑이 발행한 수백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가족이 사용하게 한 혐의, 롯데의 제주도 고급 리조트에서 수백만원 대 공짜 숙박을 한 혐의(뇌물)도 받는다.

그는 또 협회에 상근하지 않았음에도 수천만원 대 연봉을 받고, 협회 자금으로 의원실 인턴 6명에게 1000만원의 급여를 지급한 혐의(업무상 횡령)도 있다.

아울러 전 전 수석은 비서관이던 윤모씨 등 3명과 공모해 롯데 후원금 중 1억1000만원을 돈세탁해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윤씨 등이 2013년부터 협회에서 빼돌린 액수가 5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롯데홈쇼핑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을 중심으로 전 전 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지난달 25일 “피의자의 범행 관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여지가 있다”면서 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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