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온라인 게시물·댓글 대신 삭제해줘…사생활 침해 콘텐츠 확산에 여성고객 증가

/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우리는 하루에도 인터넷상에 수많은 자료와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매일 쌓인 게시물들은 때로 사생활 공개로 이어져 난처한 상황을 만들곤 한다. 이런 게시물들을 몽땅 지우고 싶어도 일일이 찾아서 삭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온라인 특성상 확산 속도가 빠르고 쉽게 개인적으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규제와 맞물려 지워질 수 없는 콘텐츠도 많다. 이런 이유로 디지털장의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Q 왜 디지털장의사라고 부르나요?
A 디지털장의사는 장례와는 연관이 없습니다. 다만 다양한 게시물과 정보들을 삭제해서 없애버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디지털장의사라고 부릅니다. 해외에서 고인이 생전에 남겼던 인터넷 흔적을 지워주는 사업을 초반에 많이 했습니다. 온라인 인생의 막을 내려주는 것이죠. 디지털세탁소라고도 합니다.

Q 디지털장의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A 우리나라에서는 고인에 대한 정보 삭제보다 실제 현재 자신의 정보나 콘텐츠 삭제를 요구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자신의 개인정보나 이미지, 동영상은 물론 악성 댓글에 대한 삭제와 관리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포털사이트 게시물은 삭제가 까다로운데요, 사이트 관리자가 삭제를 거부하거나 응답이 없는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에 삭제를 요청하는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스스로 찾아 하기 힘들었던 번거로움을 도와주고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Q 국내에도 디지털장의사 업체가 많이 있나요?
A 국내엔 현재 20여 개 정도의 업체가 있습니다. 때로 제대로 일을 수행하지 않으면서 사업을 마구잡이로 진행하는 업체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인터넷에 발달한 국가인 만큼 인터넷으로 인한 피해규모도 커서 디지털장의사 업체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Q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A 의뢰 내용이나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20만원~3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일시적으로 계약 기간을 잡느냐 1년 정도 장기적으로 지속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서 비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긴 합니다. 디지털장의사들이 불법으로 삭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청을 하고 공문을 보내는 작업은 개인도 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익숙지 않은 작업인 탓에 업체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요.

Q 어떤 사람이 디지털장의사가 되나요?
A 제한은 없습니다. 웹디자이너가 디지털장의사가 된 사례도 있습니다. 웹 검색 등 컴퓨터를 잘 다룰 수 있는 지식과 기술만 있다면 가능합니다. 크게 전문 지식을 요하지는 않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사이트까지 관리하면서 영어 실력을 갖춘 이들도 많습니다. 유망 직종으로 불리면서 청년들도 디지털장의사에 많은 관심을 표하고 있습니다.

Q 누구나 의뢰할 수 있나요?
A 네. 그렇습니다. 초창기에는 평판에 민감한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 음식점, 기업 등의 관계자들이 많이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인 의뢰자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보복성 포르노와 몰래카메라, 음란물 합성사진 등이 확산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일반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여성 피해자가 늘어나면서 여성 디지털장의사가 상담하는 여성 전용 상담번호를 둔 업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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