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에 1인당 GNI 상승…국민 실질소득 감소에 ‘남의 나라 얘기’ 비판도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뉴스1

1인당 국민소득(GNI) 3만 달러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1인당 GNI 3만 달러에 진입하면 선진국 반열에 든다는 의미가 된다. 다만 국민 실질 소득 감소, 양극화 심화 등 체감 경기는 반대로 나빠지고 있어 국민들에겐 ‘남의 나라 소식’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2일 한국은행 2017년 3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9561달러가 될 전망이다. 3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이 지난 분기보다 3.4% 늘어났고 4분기에 올 1∼3분기 평균 수준의 성장을 거두게 된다고 추산하면 이 같은 수치가 나온다.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2.4%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전 분기보다 1.5% 증가했다. 성장률은 10월 26일 발표된 속보치(1.4%)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2010년 2분기(1.7%) 이후 최고 수치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내년부터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값이다. 한 나라 국민의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는 190개국 중 27개뿐이다. 1인당 GNI 3만 달러가 넘으면 선진국으로 진입했고 볼 수 있다.

특히 국내 기업의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경제 성장률이 공고해지고 원화 강세를 띠고 있어 1인당 GNI 3만달러 진입이 현실화 될 전망이 나온다.

원화로 표시된 GNI를 달러화로 환산해야 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수록(원화가 강세) 3만 달러 진입 가능성이 커진다. 올해 1∼11월 평균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은 달러당 1,134.3원으로 지난해 평균(1,160.4원)보다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내년 3% 성장, 물가 상승률 2% 등 상황이 되고 환율이 이변이 없다면 내년 1인당 GNI 3만 달러 달성은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두터운 겨울 외투를 입고 잔뜩 몸을 웅크린 채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다만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GNI 3만 돌파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해도 국민들에겐 ’다른 나라 소식’이라는 차가운 반응이 나온다.  통계치와 실질 생활의 괴리가 있는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전국 가구의 월평균 실질 소득은 439만2천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했다. 가구의 월평균 실질 소득은 2015년 4분기부터 7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다.

양극화 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3분기 전국 가구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은 5.18배다. 작년 3분기(4.81배)보다 올랐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상위 20% 평균소득을 하위 20%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클수록 소득이 불평등하게 분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장률이 중요하지만 성장의 온기·과실을 국민이 체감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거시 지표가 호전된 것이 국민의 경제나 생활에 아직 미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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