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강화되면 물가도 목표 수준으로 갈 것…원화강세의 기업경쟁력 악영향 과거보다 줄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삼성본관 한국은행에서 금리 인상 발표를 하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 사진=뉴스1

 

“한국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 설명회에서 “국내 경제는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투자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할 경우 실질적인 완화 정도가 금융 불균형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완화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30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현행 연 1.25%인 기준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 금리 인상은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 판단처럼 올해 한국 경제는 수출 호조로 3% 성장률 달성이 가능해지는 등 성장세가 뚜렷해진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로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만 내지 않는다면 올해 경제성장률 3%를 넘기게 된다.

여기에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 국내 경제의 성장 흐름은 소비, 설비투자 등 내수가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글로벌 경기회복세 확대, 대중 교역여건 개선 등으로 호조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며 “이 경우 10월 전망 경로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로 내놓은 바 있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 둔화, 달러/원 환율 하락 등 대내외적인 우려에 대해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건 도시가스 요금 인하 등 공공 요금 조정, 농산물 가격 안정, 대규모 할인행사 등에 따른 것이다”며 “경기회복세가 강화되면 수요 압력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물가가 점차 목표 수준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 수출, 개별 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과거보다는 분명히 축소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이 많이 늘어났고 수입재 비율도 많이 상승했다. 또 국내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보다는 품질 등 비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총재는 향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1~2회 조정과 같이 횟수에 대해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추가 조정은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률의 기조적인 부분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신중히 판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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