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품절에 지친 소비자 배려”…내년 1월말까지 제공될 물량만 예약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로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던 카카오가 29일 정식판매가 아닌 예약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에 카카오미니의 재고가 남아 있는 점을 놓고, 온라인에 물량 배정을 적게 해 입소문을 통한 완판 마케팅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진다.

 

다만 카카오 측은 연이은 품절 사태에 지친 소비자들의 예약 구매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의 첫 번째 인공지능 스피커인 카카오미니는 정식·예약판매를 가리지 않고 한 번도 빠짐없이 준비된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오프라인 매장인 카카오프렌즈스토어를 직접 찾아가 구매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미니는 지난 9월 18일 처음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예약 판매 당시 40분 만에 준비한 물량 3000대를 모두 팔았다. 이어 이달 7일 이어진 첫 정식 판매에서는 9분 만에 1만5000대를 팔아치웠다. 다시 28일 재판매가 이어졌지만 26분 만에 2만5000대가 팔려 품절되고 말았다. 예약판매와 두 번의 정식판매 만에 4만3000대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카카오는 다시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정식판매를 하다가 다시 예약판매로 돌아서는 데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카카오미니를 구매하고 싶으나, 아직 구매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일종의 배려 조치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소비자들로부터 예약구매라도 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계속 재판매 때 마우스를 클릭하며 씨름하느니 마음 편하게 미리 사놓고 기다리겠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카오미니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했다. 빠른 클릭은 물론 운도 따라줘야 살 수 있는 구조다. 공급된 물량보다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이 더 많아서 벌어진 일이다.

완판 마케팅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다. 만약 그런 의도였다면 다시 정식판매를 하는 게 맞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배송을 멀리 보고 예약판매를 받는 것”이라며 “사실 이동통신사의 인공지능 스피커도 이렇게 단기간에 많이 팔리지 않았다. 이정도로 단기간에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원활한 공급을 위해 카카오미니 생산 라인을 하루 최대치 수량으로 맞춰 가동하고 있다. 지금 이뤄지고 있는 예약 판매도 2018년 1월 말까지 배송할 수 있는 물량만큼만 주문받을 예정이다. 28일 재판매 때 구매한 이용자들은 다음달 16일 안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고 사전예약으로 구매한 이들은 다음달 26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배송이 이뤄진다.

한편 경쟁사인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인 웨이브나 프렌즈스피커의 판매량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한정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수량을 다 확보해 놓고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수치를 집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공개할 수는 없지만 네이버 웨이브나 프렌즈스피커가 잘 팔리고 있는 사실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프렌즈스피커에 입힐 수 있는 의류 여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귀여운 캐릭터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액세서리 마케팅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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