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곡절 없길 바래, 최선 다해 소명할 것”…특가법상뇌물,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 혐의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롯데홈쇼핑 방송 재승인을 대가로 뇌물을 받고 한국e스포츠협회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구속 여부가 금명간 결정된다.

전 전 수석은 24일 오전 10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전 수석은 심경을 밝혀달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검찰에서 충분히 소명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 사실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특별한 곡절이 있지 않길 바라고 오늘 실질심사에서 최선을 다해 다시 한번 소명하겠다. 오해 풀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장실질심사는 강부영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전 전 수석의 구속 여부는 이날 자정을 전후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 22일 전 전 수석에게 특가법상뇌물(제3자뇌물),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이 2015년 4월 방송 재승인을 대가로 같은 해 7월 자신이 지배력을 행사하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받는다.

전 전 수석은 2013년 1월 24일부터 2014년 12월 16일까지 약 1년 11개월간 e스포츠협회장을 지냈고 사건 당시 명예회장 자리에 있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당시 미래창조과학방송위원회 소속으로 재승인 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전 전 수석에게 뇌물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전 수석은 또 롯데홈쇼핑이 발행한 수백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가족이 사용하게 한 혐의, 롯데의 제주도 고급 리조트에서 수백만원 대 공짜 숙박을 한 혐의(뇌물)도 받는다.

그는 또 협회에 상근하지 않았음에도 수천만원 대 연봉을 받고, 협회 자금으로 의원실 인턴 6명에게 1000만원의 급여를 지급한 혐의(업무상 횡령)도 있다.

전 전 수석은 이와 함께 비서관이던 윤모씨 등 3명과 공모해 롯데 후원금 중 1억1000만원을 돈세탁해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윤씨 등이 2013년부터 협회에서 빼돌린 액수는 5억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전 전 수석은 지난 20일 검찰에 피의자신분으로 출석해 17시간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비서진의 일탈’​로 이 사건을 규정하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전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면 ‘뇌물 공여자’에 해당하는 롯데홈쇼핑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전 전 수석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에 집중돼 있지만 자연스럽게 롯데그룹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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