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 맞서 새 수입원 기대…'테이블 페이' 등 혁신적 결제시스템 눈독

최근 카드사들이 스타트업과 손을 잡고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카드사들이 스타트업과 손을 잡고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가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을 펼침에 따라, 카드사들의 수익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수수료에 매달려서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경영실적을 발표한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4개 은행계 카드사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328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분기 3856억원 대비 15%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감소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올해 3분기 14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1774억원보다 15% 이상 감소한 수치다. 지난 2분기(2294억원)와 비교하면 순이익이 799억원이나 줄었다. 우리카드의 순이익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우리카드는 3분기 당기순이익 19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3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00억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올해 3분기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은 지난 8월부터 수수료율 0.8%가 적용되는 영세가맹점 기준이 ‘연간 매출액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1.3%를 적용 받는 중소가맹점 기준이 ‘연간 매출액 2억∼3억원’에서 ‘3억∼5억원’으로 완화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로인해 가맹점 46만여 곳이 영세·중소가맹점으로 새로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연간 3500억원 내외의 카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부진했던 3분기 실적 발표 결과를 통해, 카드사들의 수익 감소가 현실화됐다고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최근 스타트업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가지고 있는 핀테크 관련 신기술을 선점함과 동시에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많은 자본을 보유한 카드사와의 협업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다. 특히 카드사들이 보유한 방대한 고객 데이터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오케이포스, 더페이, 스타씨엔씨 등 3개 스타트업과 제휴를 맺고 테이블페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테이블페이는 계산대에 가지 않고도 테이블에 앉아서 결제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점원이 가져다 준 주문서 안에 QR코드가 포함돼 고객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해당 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국민카드는 테이블페이를 매장 내 결제부터 시작해 향후 테이크아웃, 매장 픽업, 배달 등 다양한 매장 외 결제 시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국민카드는 또 스타씨엔씨와 함께 모바일 앱에서 가맹점을 예약하면 스마트폰의 일정관리 프로그램에 예약 내용을 반영할 수 있는 가맹점 예약 서비스도 연내 선보일 방침이다.

신한카드는 스타트업 오윈과 함께 커넥티드카 결제 시장에 최근 진출했다. 커넥티드카 결제는 차량에 디지털아이디를 부여해 차량을 결제수단으로 만드는 서비스다. 해당 결제는 신한카드를 통해 이뤄진다. 차량의 정확한 위치 정보를 통해 소비자는 차에서 지갑을 꺼내지 않고 편리하게 주유, 주차, 테이크아웃,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오윈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성남 GS칼텍스 직영 주유소와 음식점, 꽃, 디저트 카페 등 소비자 선호가 높은 외식, 음료 매장 등 100여 곳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말까지 서울 전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행한 후, 내년 상반기에는 서울 외 지역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삼성카드는 지난 10월 셔츠 정기배송 스타트업 위클리셔츠와 제휴를 맺고 고객 대상 무료 체험 프로모션을 실시하기도 했다. 위클리셔츠는 남성 셔츠를 세탁과 다림질까지 완료한 상태로 매주 고객의 집까지 배송하는 셔츠 렌털 서비스다.

비씨카드의 경우, 우수 스타트업 발굴과 지원을 위해 네이버,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비씨카드가 보유한 카드 데이터와 네이버 검색 데이터를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 제공하고 이를 통해 빅데이터 기반 스타트업을 육성 및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대카드도 스타트업 공유 사무실인 ‘스튜디오 블랙’을 운영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스타트업 제휴는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트업들의 신기술을 활용한 O2O(온·오프라인 연계)서비스는 기존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함과 동시에 신규 고객 유치에도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경우,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해당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스타트업에게 데이터를 제공, 이를 활용한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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