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가법상뇌물,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 혐의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롯데홈쇼핑의 방송 재승인을 대가로 뇌물을 받고 한국e스포츠협회의 자금을 횡령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은 22일 전 전 수석에게 특가법상뇌물(제3자뇌물),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전 전 수석은 방송 재승인을 대가로 롯데홈쇼핑이 2015년 7월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e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후원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전 전 수석은 2013년 1월 24일부터 2014년 12월 16일까지 약 1년 11개월간 협회장을 지냈다.

검찰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2015년 3월 방송 재승인을 전후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관계 인사 10여명을 만났다. 전 전 수석은 재승인 업무와 관련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이었다.

당시 롯데홈쇼핑은 2014년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신헌 대표 등 임직원이 구속돼 재승인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 등은 ‘임직원 범죄행위’ 항목을 허위로 기재한 사업계획서를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출해 재승인을 받아낸 혐의(방송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의 측근들을 잇따라 구속하며 수사망을 좁혀왔다. 앞서 검찰은 전 전 수석의 비서관을 지낸 윤모씨와 협회 사무총장 조모씨 등 3명을 구속했다. 

 

윤씨 등은 e스포츠협회가 2개의 회사와 위장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1억1000만원을 유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검찰 수사 결과 윤씨 등이 2013년부터 협회에서 빼돌린 액수가 5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협회 회장과 명예회장을 지낸 전 전 수석이 이러한 범죄 행위에 지배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전 전 수석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내일이나 모레 열리는 영장심사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전 전 수석은 지난 20일 검찰에 피의자신분으로 출석해 17시간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비서진의 일탈’​로 이 사건을 규정하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전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면 ‘뇌물 공여자’에 해당하는 롯데홈쇼핑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전 전 수석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에 집중 돼 있지만 자연스럽게 롯데그룹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