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 지나친 언행 부끄럽다, 상담·치료 받을 것”…경찰, 내사 착수

김승연 한화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씨가 지난 1월 5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폭행 혐의로 조사를 마친 뒤 수서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 사진=뉴스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최근 술집에서 벌어진 변호사 폭행 사건에 대해 “모르고 지냈던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술에 취해 도가 지나친 언행을 했다며 상담 치료 등을 통해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전 팀장은 21일 한화그룹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오늘 보도를 통해) 저도 깜짝 놀랄 만큼 도가 지나친 언행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전작이 있는데다 그 자리에서도 상당량의 술을 주고 받으면서 취기가 심해 당시 그곳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을 거의 기억하기 어려웠다”면서 “다음날 동석했던 지인에게 ‘결례되는 일이 좀 있었다’고 (들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폭행 사건이 지난 9월에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개월 가까이 자신의 범죄 행위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그의 언급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아울러 그는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말도 전했다.

김 전 팀장은 ​진작에 엎드려 사죄 드렸어야 할 일을 까마득히 모르고 지냈으니 이제 와서 이 일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당황스럽기만 하다. 피해자 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면서 “그동안 견디기 어려운 아픈 마음을 가지고 계셨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죄송스럽기가 한이 없고 지금의 저 자신이 싫어질 뿐”이라고 자책했다.


또 “기회를 주신다면, 일일이 찾아뵙고 저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면서 “자숙의 시간을 보내야 할 제가 물의를 일으켜 더욱더 면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왜 주체하지도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지 또 그렇게 취해서 왜 남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겠다”면서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받아 다시는 이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늦게라도 저의 행동을 지적해 주신 것을 감사드리며 이번 기회에 제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김 전 팀장은 지난 9월 한 대형로펌 소속 신입 변호사 10여명의 친목 모임에 참석했다가 만취 상태에서 변호사들에게 막말을 하고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팀장은 자신보다 연장자도 섞여 있는 변호사들에게 “너희 아버지 뭐하시느냐” “날 주주님이라 불러라” “허리 똑바로 펴고 있어라” 등 막말을 하는 것은 물론, 자신을 부축하는 남자변호사의 뺨을 때리고 옆에 있던 여성 변호사의 머리채를 쥐고 흔드는 폭행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김 전 팀장은 다음날 피해 변호사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변호사들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아 형소 고소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한 언론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한변호사협회는 김 전 팀장을 폭행이나 상해 등 혐의로 고발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서울경찰청은 역시 김 전 팀장의 폭행 사건을 광역수사대에 배당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폭행이나 상해는 형법에 따라 최고 징역 7년형을 받을 수 있는 중죄다.

현행법상 폭행죄는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고소 여부에 관계없이 고발·신고·인지에 의해서도 수사가 개시될 수 있다. 다만 이 범죄는 반의사 불벌죄로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는 처벌을 면할 수 있다.​

 

김 전 팀장의 갑질 횡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전 팀장은 지난 1월 술에 취해 술집 종업원을 때리고 순찰차를 파손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3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 받고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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