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이 조난자 찾고 바디캠이 구조영상 중계

20일 강원도 춘천시 춘천소방서에서 SK텔레콤 통신 기술을 활용한 구조 작업이 시연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SK텔레콤이 첨단 통신기술을 화재 현장에 접목한다. 첨단 기술로 공공 안전의 질을 높인다는 측면도 있지만 5G(5세대), 관제 드론, 바디캠 등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을 먼저 활용함으로써 상용화에 한 발짝 더 다가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

SK텔레콤은 20일 강원소방본부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공공 안전 솔루션 도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체결과 함께 강원도 춘천시 춘천소방서에서 간단한 기술 설명과 함께 직접 구조 현장에서 기술을 활용한 구조 상황을 시연했다.

이흥교 강원소방본부장은 “지난 7월 숙원이었던 독립소방청이 출범하면서 재난을 일원화된 시스템으로 대응 관리하는 초석은 마련됐다”며 “다만 인력이나 예산, 장비 보강, 선진 재난 안전 관리 시스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었는데 SK텔레콤이 현장 대응에 필수적인 ICT를 지원하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원도는 관할 면적이 넓고 산지가 많은 지리적 특성상 특수 재난이 자주 발생하는데 최첨단 ICT는 위치확인, 현장지입, 대원 안전 확보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곧 개최될 2018 평창동계올림의 안전 개최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텔레콤은 세계 각지에서 화재, 지진, 테러, 각종 사건‧사고로 인해 불안감이 올라가면서 안전한 생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번 협력의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SK텔레콤은 몸에 장착하는 특수단말기(이하 바디캠) 230대와 관제 드론 4대, 실시간 영상 관제 시스템 T 라이브 캐스터를 결합한 ‘공공 안전 솔루션’을 1년간 무상으로 강원소방본부에게 제공한다. 이들 장비와 시스템 가격은 5억원에 달한다.

관제 드론은 실시간 영상 관제 솔루션이 탑재된 드론으로 화재 위치와 범위,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산불이 잦은 강원도 지역의 경우 드론으로 화재범위와 진화 방향, 조난자 위치 등을 확보할 수 있다. 방수‧방진이 적용돼 물과 바람에도 강한 드론이다.

바디캠은 업무용 휴대전화와 IP무전기, 웨어러블 카메라가 동시에 구현한 3in1 기기다. 하나의 기기로 구조자에게 필요한 기능을 모두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강원소방본부는 해당 장비를 특수구조단과 관할 16개 소방서에 배치하고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보내오는 영상을 기반으로 상황실에서 각종 재난사고 발생 시 체계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20일 강원도 춘천시 춘천소방서에서 관제 드론이 날고 있다. / 사진=SK텔레콤
이날 시연에서는 바디캠과 드론의 역할이 제대로 빛을 발했다. “조난자 발생. 봉의산 조난자 발생. 드론 구조대 출동”이라고 명령하자마자 드론이 봉의산을 향해 날아가 현장 화면을 보여줬다. 30배 줌을 통해 원거리에 있는 조난자를 정확하게 비췄다.

조난자에게 구조대가 접근한 이후에는 구조자의 몸에 부착된 바디캠으로 구조 영상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연출된 상황임에도 긴박하게 실감나는 현장이 연출됐다. 구조자가 조난자에게 응급 처치하는 모습을 이송될 병원에서도 보고 의료 처치를 지도하기도 했다. 이 기술은 지금도 당장 도입해서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이다.

구조현장에서는 무엇보다 빠른 조치와 빠른 결정이 필요한데 기존 전화와 무전이 아닌 영상을 통해 실황을 소통하면서 편리하게 협업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지진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은 더딘 상황이다. 관제 드론 등을 활용할 수는 있지만 미리 지진을 감지하는 부분은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회사 측은 재난 발생 시 통신망이 끊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 배낭형 기지국 등을 통해 이동기지국을 마련해 통신이 끊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소방학교 등과 기술을 교류하면서 공공 안전 관련 분야의 기술을 더욱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증강현실(AR)이 가능한 고글을 개발해 건물을 보면 건물 특징, 비상구 등을 볼 수 있도록 하거나 5G 원격제어 파이어 로봇, 5G시진어 파이어 수트, 5G 파이어 헬멧과 산소 호흡기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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