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구도에 제3인물론도 나와
이달 말 결정될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후임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와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력 후보로 신 전 사장과 김 전 총재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다만 금융감독원장의 예처럼 제3의 인물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오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적임자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다.
최근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이동걸 산업은행장, 이경섭 NH농협은행장, 윤종규 KB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빈대인 부산은행장 등 8명이 참석한 가운데 각자 차기 회장 후보를 개별 추천했다.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로 추천받은 인물은 홍재형 전 부총리,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이장호 전 BS금융지주(현 BNK금융지주) 회장 등으로 알려졌다. 이중 김 전 산업은행 총재와 신 전 사장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이장호 전 BS금융지주 회장과 홍재형 전 부총리도 후보로 떠올랐지만 이 전 회장은 엘시티 관련 재판 1심 집행유예를 선고 받아 유력 후보군에서 멀어졌다.
홍 전 부총리도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남아 있다. 80세 고령으로 최근 제기된 올드보이 귀환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김 전 총재와 신 전 사장을 유력 후보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김 전 총재는 행정고시 13회로 공직에 입문해 김대중정부 시절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노무현정부 시절 금융감독원 부원장, 한국산업은행 총재를 역임했다.
신 전 사장은 호남출신 금융인이다. 금융권에선 대부 격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산업은행에 입행한 뒤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윤 전 행장과 민 전 행장은 후보 추천과 상관없이 연합회장을 맡을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재와 신 전 사장이 차기 회장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변수는 여전히 남았다. 이사회를 마치고 나온 하 회장은 "이사회는 후보 추천만 받았을 뿐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고 말하며 후임 선임 작업이 여전히 안갯속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7일 정기이사회가 열리기까지 은행장들에게 후보자에 대한 판단을 맡기고 정기이사회에서 후보를 압축할 계획이다. 이달 말 회원사 총회에선 투표로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 정부 기조에 맞출만한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고, 그런 인물로서 금융감독원장 내정처럼 예상치 못한 금융권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연합회장이라는 자리가 전 금융권 수장 위의 수장 역할이기에 정부로서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