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권 3분기 누적신탁 수익, 전년비 52% 급증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은행 등 주요 금융사의 3분기 누적 신탁 수수료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지=시사저널e

은행권 신탁 수익이 급증했다.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금융 고객들이 안전한 투자처를 찾으면서 은행 신탁에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특히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자산관리 필요성을 커지면서 은행권 신탁 시장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중에선 KB국민은행 신탁 수익이 가장 견고한 수준을 보였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등 국내 금융권이 발표한 3분기 누적 신탁수수료 이익은 755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늘었다.

은행별로 KB금융 신탁 이익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 3분기 누적 신탁 이익은 3502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7% 급증했다. 3분기 신탁 이익도 1212억원으로 지난분기보다 16.1% 늘었다.

하나금융의 3분기 누적 신탁 이익은 16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9% 증가했다.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가 전반적으로 늘어나면서 신탁 수수료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신한금융이 기록한 신탁 이익은 13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2% 급증했다. 3분기 신탁 이익은 50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1% 늘었다.

우리은행 3분기 누적 신탁 이익은 103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7% 확대됐다. 3분기 신탁 이익도 39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0% 늘었다. 신탁 전체 이익에선 다른 금융사보다 낮았지만 증가세에선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ELT판매잔고가 4배가량 늘면서 신탁 수수료 이익이 급증했다
 

◇KB국민은행 등 고객 맞춤형 신탁 상품 선보여


은행마다 고객 맞춤형 신탁 상품을 내놓고 있다.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고객 중심의 신탁 상품을 내놓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지난 1일부터 보급형 상속·증여 상품인 'KB금지옥엽' 신탁을 선보였다. 개인 고객이 500만원 이상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는 대중화된 상품이다. 저출산 시대에 더욱 높아진 조부모의 손주 관심과 애정을 담아낸 상품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KB국민은행이 지난 1일 출시한 보급형 상속·증여 상품인 'KB금지옥엽' 신탁은 개인 고객이 500만원 이상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 사진=KB국민은행
투자 수익률과 연동해 수수료가 달라지는 'KB 굿파트너 자문형 신탁' 상품도 지난 8월 출시한 바 있다. KB 굿파트너 자문형 신탁은 1년간 투자수익률이 사전에 정한 기준에 미달할 경우 1년 이후부터 기본수수료를 60% 인하해주는 상품이다. 목표 수준을 초과해 투자수익이 발생할 경우에는 초과 수익의 일부를 성과보수로 수취해 준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착한신탁'도 선보인 바 있다. 착한신탁상품은 국내외 ETF·ETN에 투자해 6개월 내 목표수익률에 도달할 경우 자동환매를 통해 수익을 확정한다. 목표수익률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6개월 이후에는 수수료를 인하한다.

KB국민은행은 신탁 수익이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이유로 고객 중심의 맞춤형 상품 출시와 영업점 직원들에 대한 상품 교육이 제때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원 KB국민은행 신탁연금그룹 대표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신탁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KB금지옥엽 신탁도 그 중 하나다. 이에 신탁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완전상품 판매를 위해 영업적 직원에 대한 연수 등 상품 교육을 철저히 한다"며 "대면 교육만 아니라 클라우드 방식의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언제 어디서나 상품 교육이 가능하도록 했다. 고객에게 정확한 상품 설명이 가능한 이유"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일임 운용수익률이 마이너스일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수익률에 따라 성과보수가 연동되는 동고동락 신탁 상품을 내놨다. 신탁 수수료의 인하가 아니라 오히려 성과보수 수수료를 끌어올림으로써 고객 수익률과 수익성을 모두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KEB하나은행은 공익신탁에서 금융권 최고 노하우를 자랑한다. 법무부는 지난해 4월 스마일 공익신탁을 도입했다. 수탁자는 KEB하나은행이다. 이번 공익신탁은 범죄피해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부문화를 확산하고,확보된 재원으로 어려움에 처한 범죄피해자들을 돕자는 취지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은 고객과의 접점이 많기 때문에 증권사보다 신탁 판매가 더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이라며 "신탁 상품은 고객 필요에 따라 무엇이든 출시가 가능하다. 저금리 기조에 은행의 주요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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