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RBC비율 떨어지고 당기순익 성장 제자리…IFRS17 도입 앞두고 '비상'

10월 1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45회 보험사 CEO 및 경영인 조찬회에서 참석자들이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 사진=뉴스1
올해 3분기 보험사 지급여력(이하 RBC)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수익 성장도 제자리 걸음이다. 금융당국이 오는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이하 IFRS17) 도입을 앞두고 RBC비율 산정 기준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이 수치는 더 악화될 전망이다.

13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등 주요 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RBC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올해 3분기 삼성생명 RBC비율은 329%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332%)보다 3%포인트 줄고 지난해 3분기(388%)와 비교해 51%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생명 뿐 아니라 다른 주요 보험사 RBC비율도 하락했다. 미래에셋생명 3분기 RBC비율은 221%다. 지난해 같은 기간(275%)보다 54%포인트 하락했다. 동양생명도 같은 기간 253%에서 223%로 30%포인트 낮아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리상승에 따른 매도 가능 채권 가격이 하락해 RBC 비율은 소폭 떨어졌지만 권고치 이상을 웃도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며 "지난해 RBC비율 기준보다 훨씬 강화되면서 소폭 하락한 것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기보다 현 상황이 어떠냐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생보업계는 RBC비율 하락뿐 아니라 순익 성장도 더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삼성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669억원이다. 전년 3분기보다 38.4% 감소했다. 삼성생명이 지난해 삼성카드 지분 매입에 따른 일회성 이익(세후 8207억원)을 제외해도 누적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화생명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7561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다. 동양생명도 같은 기간 1941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보다 13.3% 순익이 감소했다.

반면 미래에셋생명은 3분기 2143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5% 급증했다. 이는 2분기 PCA생명 인수로 인한 염가매수차익 1812억원(영업외수익)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영업외수익을 제외하더라도 예년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보험업계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 영향에 따라 RBC비율과 이익이 줄어들고 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IFRS17이 도입되면 지급해야 할 보험금 시가 평가 방식이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이에 가입 당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공격적으로 팔아온 보험사마다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에 노출된다. 이에 RBC비율이 떨어지는 등 부실화가 커질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삼성생명 등 생보업계는 신계약에서는 보장성보험 비중을 확대하는 중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장성 중심 영업이 계속 호조를 보이면서 신계약 가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배당수익 증가와 금리인상 등으로 양호한 손익 구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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