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품판매 순위는 3위→5위로 하락…사드 갈등 감안하면 '선방’ 평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중국의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할인 판매 행사에서 일일 판매액이 예상치를 훌쩍 넘은 28조원에 달했다. / 사진=연합뉴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 할인판매 행사가 11일 자정(현지시간) 종료된 가운데 한국의 해외 상품판매 순위(알리바바 플랫폼, 금액 기준)가 5위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일본, 미국에 이어 3위에 올랐던 것에 비해 2계단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드 한중관계의 현실에 비춰 선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광군제 행사가 진행된 11일 0시(현지시간)부터 24시까지 하룻동안 기록한 매출액이 1682억위안(28조3078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207억위안보다 39.3% 급증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 수년간의 매출액 증가속도와 비교해보면 중국의 폭발적인 소비구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행사개시 11초만에 1억위안(168억원), 28초만에 10억위안(1682억원), 3분1초만에 100억위안(1조6823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9시간만에 1000억위안(16조823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광군제 당시 각각의 돌파시점 20초, 52초, 6분58초, 18시간55분과 비교해 절반 정도로 단축 된 것이다.

이에 따라 2012년 광군제 행사의 하루 매출(191억위안)은 5분57초만에, 2013년 매출(362억위안)은 16분10초만에, 2014년 매출(571억위안)은 1시간49초만에, 2015년 매출(1016억위안)은 9시간15분만에 뛰어넘었다. 이어 지난해 광군제 하루 매출 1207억위안(20조6723억원)을 13시간9분만에 돌파하고 매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폭발적 매출 증가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모바일 구매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행사에서 모바일로 상품을 구매한 비율은 90%에 달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상품 구매비율은 2013년 14.8%에서 2014년 42.6%, 2015년 68.7%, 2016년 82.0%로 꾸준히 높아지다가 처음으로 90%대를 기록한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 클릭을 한 해외상품은 호주의 건강식품 스위스(Swisse)가 차지했다. 이어 독일 분유 압타밀(Aptamil), 일본 기저귀 카오(花王) 메리즈(Merries), 일본 기저귀 무니(Moony) ,호주 건강식품(Bio Island)등의 순으로 파악됐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판매자와 브랜드, 소비자도 대거 참여했다. 총거래액 기준 대비 판매 상위 국가에 한국이 일본, 미국, 호주, 독일에 이어 다섯번째 순위로 올라갔다. 이는 지난해 일본, 미국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성적이 소폭 하락한 수준이지만, 업계에서는 사드 갈등으로 한국에 대한 감정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한류 금지령도 유지되고 있는 와중에 그나마 한중관계의 회복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중국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해외 여행지 순위에서도 한국은 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사드보복으로 단체여행이 금지된 상황에서 거둔 성적치곤 괜찮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사드 갈등이 불거진 이후 국경절 등 주요 연휴 해외 인기 관광지 순위에서 한국을 10위권 밖으로 밀어냈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의 사드갈등 해빙 무드가 무르익은 가운데 광군제까지 파급력을 입증하면서, 유통업계에서는 내년 광군제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싹트고 있다. 사드 탓에 적극적인 광군제 마케팅을 펴지 못한 올해 이상으로 국내 유통기업의 중국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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