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업계의 공청회 무산 촉구에 강성천 차관보 “이야기 듣고있다”

한미 FTA 개정 움직임에 반발하는 FTA 대응 대책위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위한 공청회’장에서 재협상 반대와 폐기를 촉구하며 피켓시위 중 이를 제지하는 진행요원들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10일 산업통산자원부가 주최한 한·미FTA(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공청회가 농축산업계의 거센 반발로 사실상 무산됐다. 패널들도 모두 자리를 비웠지만 산업통산자원부는 종료 예정시간을 7분을 남기고 공청회 종료를 선언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 시작 예정이었던 한·미FTA 공청회는 한미FTA 개정 협상 반대를 촉구하는 FTA대응 대책위원회​의 거센 반발로 차질을 빚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FTA​ ​개정​ ​관련​ ​국민​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공청회 파행을 공표하지 않고 종료를 선언했다. 이에 대책위 관계자들은 백운규 산업부장관의 사퇴와 김현종 통산교섭본부장의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공청회는 시작부터 아수라장이었다. 공청회 관계자는 일부 농축산업계 관계자의 공청회장 출입을 제한하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참석자 신청 명단에 이름이 없다는 이유다. 하지만 농축산업계 관계자들은 신청 확인서까지 받았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공청회 파행을 요구하는 농축산업계 대책위 입장은 강경했다. 공청회장 안으로 들어온 대책위 대표들은 산업부 관계자를 향해 달걀을 던지며 공청회 파행을 위해 몸싸움도 서슴치 않았다.


이승호 한국낙농우협회장은 “농축산업계 종사자들에게 한미FTA는 사느냐 죽느냐 문제다. 대기업과 다르게 우리에겐 생활이 걸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청회는 ‘묻지마’ 공청회다. 산업부는 보여주기식 공청회로 국회 보고 후 개정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말”이라며 “5년간 FTA 효과를 분석하겠다면서 피해 산업에 대한 분석은 하나도 없다. 패널로 피해 산업 관련인을 한명도 초대하지 않았다. 5년간 한미FTA 효과 분석이라는 자료집도 7페이지 정도 밖에 안 된다”고 덧붙였다.


농축산업계 대표단은 패널석 앞 바닥에 앉아 퇴실을 거부했다. 그들은 공청회 파행과 피해 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 및 패널 재선정 후 공청회를 다시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대책위의 공세에 공청위 패널들은 11시경 자리를 떴다.


대표단은 “처음 한미FTA 체결 시 정부는 한우 농가에 피해가 절대로 없을거라 했다. 그런데 현재 국내 한우 시장은 반토막났다. 낙농류는 산업이 사면초가에 이뤘다. 모든 산업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청회 예정 종료 시간 낮 12시를 앞두고 공청회 무산 여부를 묻는 농축산업계 질문에 강성천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웃음을 띄우며 “이야기를 듣고있다”고 말을 해 농축산업계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강성천 차관보는 김현종 대신 오늘 한 대 맞으러 나온 땜빵”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김현종 본부장은 매국노나 다름없다. 대한민국을 차라리 뜨고싶다. 세금이 아깝다.”며 “트럼프가 그렇게 무섭나. 한미FTA로 우리나라 산업 피해가 막대한데도 우리 정부는 단 한번도 먼저 개정 협상을 요구한 적 없다. 그런데 미국이 요구하니 개정 협상을 조속히 이행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2시07분경 산업부 관계자는 “공청회를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강 차관보는 행사 종료 전 전 공청회장을 떠났고, 이에 자리에 공청회 종료까지 자리에 배석해있던 참석자들도 종료 선언과 함께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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