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수 변호사 KB금융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권고…2008년 현대증권 사외이사 선임때는 찬성 전력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이하 ISS)가 하승수 변호사의 금융사 사외이사 추천과 관련해 과거와 상반된 의견을 내놓아 의구심을 낳고 있다. ISS가 오는 20일 열리는 KB금융 임시주총에서 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낸 것과 달리 지난 2008년에는 하 변호사의 현대증권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 의견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동일 인물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ISS는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이하 노협)가 오는 20일 KB금융 임시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올린 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과 대표이사의 이사회 참여 배제를 위한 정관 변경 등 2개 안건 모두에 대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할 것을 기관투자가들에게 권고했다.
ISS는 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 "과거 정치 경력이나 비영리단체 활동 이력이 금융지주사의 이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불명확하다"며 하 변호사가 KB금융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ISS는 "기존 이사회에도 법률 전문가가 있어 (하 변호사의) 전문성이 중복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ISS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내 각종 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계열사에 대한 대표이사의 영향력을 약화하는 것은 주주가치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ISS는 2008년 5월 하 변호사의 현대증권 사외이사 후보 때는 찬성 의견을 냈던 전력이 있다. 하 변호사의 이력이 금융사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하에서다. 특히 하 변호사가 법률 전문가로서 KB금융 사외이사에 추천된 게 아니라 노동자 추천 사외이사로 참여할 예정인 만큼 ISS가 말한 '법률 전문성이 겹친다'는 지적이 온당하냐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KB노협도 이 점을 들어 ISS의 판단을 반박하고 있다. 박홍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ISS가 KB금융 이사회 내 변호사 중복과 정치활동 경력을 문제 삼았는데 ISS는 2008년 5월 하 변호사의 현대증권 사외이사 후보 때는 찬성 의견을 냈다"며 "이후 현대증권 기업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개선됐다. 동일 인물을 특별한 결격 사유도 없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지배구조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에 대해 ISS가 계열사에 대한 대표이사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으로 주주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낸 것에 대해에도 반대 목소리가 제기된다.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대표이사의 이사회 내 사회이사후보추천위원회, 지배구조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참여를 배제하는 것이 주주가치에 부합하다는 의견을 모범규준으로 해놨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창희 공인노무사는 "뉴욕증권거래소는 모범규준을 통해 대표이사의 이사회 지배구조 관련 이사회에서 배제하는 것이 주주에 이익이 된다고 본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ISS가 판단한 '대표이사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은 주주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과 정확히 반대 의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