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회 연설서 대북 압박 강도 높여…현충원 방문 후 베이징 行

방한중인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힘을 통해 ‘핵 악몽’이 가고 평화가 올 날을 기약한다”며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8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가지며 “(북한 핵 위협에 대해) 힘으로 평화를 유지할 것”이라며 평화를 위해 우리(전 세계)는 강력해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이번이 7번째로 1993년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10개국 중 우리나라에서만 국회 연설 일정을 포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DMZ(비무장지대) 방문 시도로 당초 예정보다 30분가량 늦어진 11시10분께 국회에 도착했다. 도착 후 정세균 국회의장 등 여야 원내대표 환담을 가진 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 연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북 제재를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와 전 세계 평화를 위해 힘으로 북한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이뤄진 정상회담보다 심도있게 다뤄질 것이라고 예상된 한·미FTA(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한 번도 없었다.

그는 북한에 대해 직접적 메시지도 전하며 향후 북한에 더 강한 압박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미국을 유약하다고 해석해왔다. 치명적 오산”이라며 “지금 정부는 과거 행정부와 매우 다르다. 미국은 수천억에 달하는 돈으로 가장 새롭고 발전된 무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무기체제 확대는 전 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 뿐만 아니라 모든 문명 국가를 대신에 (북한에게) 말하겠다”며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시험하지도 말라. 현재 북한은 당신 조부가 그린 낙원이 아니다. 지옥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안보, 공유 번영, 신성한 자유 등을 위해 (북한과) 계속 싸울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을 제공할 준비는 됐다. 하지만 그 출발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과 완전한 비핵화”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했다.

또 그는 이번 방한 목적 중 대(對)북 제재가 최우선 과제라며 주변국들도 이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국이 (북한으로부터) 협박받는걸 허락하지 않을 것” 이라며 “역사상 최악의 잔혹(한국 전쟁)이 이곳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는 (북한의) 악당 체제 위협을 관용해선 안 될 것”이라며 “중국, 러시아 등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동의하며 북한과의 모든 무역·기술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 (북한의) 위협을 무시하거나 가능하게 하는 국가들은 양심에 가책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에서 갈등 양상이 예상됐던 한·미FTA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본격 연설을 시작하기 앞서 “어제(7일) 문재인 대통령과 군사협력 증진과 공정성 및 호혜원칙 아래 양국 통상관계 개선을 위한 생산적 논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회연설을 마치고 현충원으로 이동해 참배한 후 베이징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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