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받은 일본에 뒷통수 친 트럼프…한·미FTA 개정 요구 거셀 듯

아시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정오께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 사진=셔터스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다. 올해 1월 취임 후 첫 한국 방문이다. 미국 국가원수로서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 이후 25년만의 첫 국빈 방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문이 취임 후 처음 맞이하는 국가원수 의 방한이다. 

7일 정오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통상압박에 대한 거센 입김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여진다. 북핵 문제에 강경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강조하겠지만, FTA(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등 양국 간 경제 현안에 대해서는 압박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앞선 일본 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교역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며 자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강력히 피력했다. 특히 방문 첫날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 개정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불공정한 무역은 그만”…트럼프 대통령 통상 압박 예고 


2박3일 간 일본 방문 시 아베 총리 등에게 풍성한 환대를 받으면서 친밀도를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이었지만, 정작 경제 현안과 관련해서는 강공 모드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6일 “일본과의 불공평한 무역관계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일본과의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돼 있지도 않다. 미국은 일본에 의한 무역 적자로 고생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과의 무역도 불공정했다”며 중국에 대한 견제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통상압박은 한국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에 오르기 전부터 한·미FTA에 대한 통상압박을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 앞서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미국은 나쁜 무역협정을 하고있다. 이에 재협상에 나선 것”이라며 “(재협상은) 우리에게 큰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도 “북한 문제 해결이 큰 목표지만, 더 큰 목표는 공정한 무역”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단 한때 제기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FTA 폐기설’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하지만 한·미FTA 재협상 논의에서 유리한 위치 선점을 위해 폐기 카드는 계속 꺼내들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미국은 한국에 대해 자동차, 철강, 농산품 등에 대한 통상 제재를 요구할 것으로 분석된다.

◇‘1박2일’ 방한 일정…‘단독→확대정상회담→기자회견’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정오께 한국에 도착한 후 장소를 청와대로 오후 2시30분부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다. 이날 공식 환영식에서는 육·해·공군 의장대, 전통의장대, 관악대, 전통악대, 팡파르대 등 장병 300여명이 참여한다. 


한국과 미국 두 정상이 인사를 나눈 후에는 도열병(전통 기수단) 통과, 국가연주, 의장대 사열, 환영인사 등이 진행된다. 미국 대통령 공식 입장곡으로는 ‘헤일 투 더 치프(Hail to the Chief)'이 연주되며, 문 대통령 전용곡인 ‘미스터 프레지던트(Mr. President)’도 연주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첫날 가장 주목받는 것은 단연 정상회담이다. 환영식 후 두 정상은 본관으로 이동해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 친교 산책, 기자회견 등을 이어간다.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공조와 한미FTA 등 안보·경제 관련 이슈가 핵심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양국 정상들이 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기자회견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린다. 

 

이후 영빈관에서 공식 만찬에 참석한다. 우리 측에서는 3부 요인(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및 군 과계자, 재계·학계·언론문화계 등 인사 70여명이 배석한다. 미국 측에서는 존 F. 캘리 비서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50명이 참석한다. 


저녁 9시쯤부터는 트럼프 내외 방한을 축하하기 위한 문화 공연이 시작된다. KBS 교향악단, 뮤지션 정재일, 가수 박효신, 소리꾼 유태평양 등이 출연한다. KBS 교향악단은 탄탄한 한·미 관계를 위한 ‘경기병서곡’ 등을, 가수 박효신은 ‘야생화’를 직접 부를 예정이다.

한편 진보·반미 성향 시민단체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반대하는 집회시위도 가질 예정이다. 이에 경찰은 일부 집회시위는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합법적 의사표현은 보호하되, 경호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동안 서울경찰은 ‘갑호 비상’, 경기(남북부)와 인천경찰은 ‘경계강화’ 비상 근무를 실시하는 등 가용 경찰력을 최대한 동원할 계획이다. 이에 일부 지역은 교통이 통제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