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팀 통해 이상거래 파악…기업은행, 올해 54명 검거 도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은행권이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은행 금융사기 모니터링팀이 이상 거래를 발견한 후 사기범을 지점으로 유인해 검거하거나 거액 자금을 인출하려는 고객에게 보이스피싱 위험을 알리는 등 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3일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찾으려던 사기범이 기업은행 금융사기 모니터링팀과 지점 직원에 의해 경찰에 검거됐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사기범은 피해자 A씨에게 "저금리로 대출을 해줄 테니 보증료를 송금하라"고 말했다. 피해자는 사기범 말에 속아 400만원을 기업은행 계좌로 송금했다.

 

지난 27일 권창만 부산사상경찰서장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IBK기업은행 직원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 사진=IBK기업은행

기업은행 금융사기 모니터링팀은 해당거래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동계좌를 지급정지 등록했다. 이에 사기범은 "계좌 이체 거래가 되지 않는다"며 고객센터에 문의전화를 했다. 모니터링팀은 사기범에게 "일단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며 인출지점 방문을 안내했다.

사기범은 안내에 따라 기업은행 B지점을 방문해 현금인출을 요청했다. 이에 영업점 직원이 해당 계좌가 금융사기 계좌로 지급정지가 돼있음을 확인, 본부 모니터링 담당자와 연락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올 때까지 지점 직원은 사기범에게 출금 사유를 묻는 등 시간을 끌었고 그 사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사기범을 현장서 검거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서울지방경찰청과 금융사기 근절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기 용의자 검거에 앞장서고 있다"며 "그 결과 올해 인출책 54명의 검거에 기여해 6억원 규모의 금융사기를 예방했다"고 말했다.
 

은행 직원들은 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전화를 받은 뒤 예금 전액을 찾으려는 고객에게 사기 위험을 알려 피해를 막기도 한다.

지난달 17일 NH농협은행 대구영업본부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한 바 있다. 이날 20대 후반 여성 고객이 지점을 찾아 예금 전액을 현금으로 출금하려고 했다. 이에 이 지점 직원이 보이스피싱 사례를 고객에게 설명하고 경찰에 신고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 고객은 타 은행에서 인출한 현금을 포함해 2300만원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KB국민은행 첨단지점도 보이스피싱 사기범으로부터 본인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이용돼 현금을 인출하라는 지시를 받은 20대 여성 고객에게 보이스피싱 위험을 알려 사기 피해를 예방했다.

우리은행 창원 반송 지점도 보이스피싱 사기범 전화를 받고 적금 1200명을 해약하려는 20대 여성에게 사기 위험을 알리고 사고를 예방했다. 이 여성은 사기범 전화를 받고 거래 은행들을 찾아 다니며 돈을 모두 인출하려 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대~30대 젊은 여성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224억원에 달했다. 전체 피해액의 70%에 해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늘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필요한 서민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하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신용등급을 올려주겠다며 돈을 요구 하거나 보증료 명목으로 수수료를 입금하라고 유도하는 경우, 보이스 피싱 범죄를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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