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간담회서 “기업집단국, 대기업 조사‧제재만 목적 아냐”…삼성에선 이상훈 참석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주요그룹 전문 경영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하현회 ㈜LG 사장, 박정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 사진=대한상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5대그룹 수뇌부와 만나 기업들의 자발적 개혁의지에 아직 의구심이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또 신설되는 기업집단국에 대해서는 대기업 조사‧제재만 목적에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1위 삼성에서는 최근 이사회 의장에 추천된 이상훈 사장이 간담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그룹 전문경영인들과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삼성그룹에서는 최근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추천된 이상훈 사장이 참석했다. 이밖에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정호 SK 사장, 하현회 LG 사장, 황각규 롯데 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 이 간담회에 얼굴을 드러냈다.

특히 이상훈 사장 참석의 의미는 작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간 김 위원장은 이사회를 통한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또 이사회와 기관투자자 사이의 소통 필요성도 언급해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김 위원장은 “사외이사 선임 등의 주요 현안에 대해 평상시에 기관투자자들과 대화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추어달라”는 주문을 내놨다.

이날 간담회서 김 위원장은 수위 높은 발언도 내놨다. 그는 “국정과제의 목표에 비추어 볼 때 기업들의 자발적인 개혁의지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에 간담회에 참석한 재계 인사들은 “국민들 눈높이에 비춰볼 때 미흡한 부분도 없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는 결별하고 잘하는 부분은 더욱 발전시켜나가야”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되는 기업집단국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공정위는 지난 8월 14일 ‘공정위와 소속기관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기업집단국 신설을 공식화했다. 기업집단국은 일감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를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조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집단국이) 대기업 조사와 제재만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 아니다. 기업과 관련한 정보의 축적과 조사‧제재 과정의 결과로서 기업정책에 대한 법제도적 개선 방안을 제안하고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하도급 거래 공정화와 노사관계 이슈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상생협력을 통해 장기적 이익증대에 기여한 임직원들이 높은 고과평가를 받고, 분쟁을 일으키는 임직원들은 페널티를 받는 식으로 거래 공정화를 개선해줄 것”을 5대 그룹에 요청했다.

또 “노사관계에서 사용자단체가 합리적 의견을 제시하는 건전한 대화의 파트너로 제자리를 잡아달라”며 5대그룹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