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카드사 영업이익 1년전보다 15% 줄어…"내년이 더 걱정" 대책 마련 부심

올해 3분기 주요 신용카드사들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대부분 줄어드는 등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지=시사저널e
올해 3분기 주요 신용카드사들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대부분 악화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부터 영세·중소가맹점 확대되면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탓이다. 이에 카드사들도 해외진출 및 신성상동력 발굴 등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경영실적을 발표한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4개 은행계 카드사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328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분기 3856억원 대비 15%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감소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올해 3분기 14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1774억원보다 15% 이상 감소한 수치다. 지난 2분기(2294억원)와 비교하면 순이익이 799억원이나 줄었다. 우리카드의 순이익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우리카드는 3분기 당기순이익 19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3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00억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KB국민카드의 순이익도 소폭 감소했다. KB국민카드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8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기록한 821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하나카드의 경우 3분기 순이익 222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205억원 보다 10.8% 증가한 수치다. 다만 지난 2분기(250억원)와 비교하면 11.3% 감소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받은 것은 지난 8월부터 수수료율 0.8%가 적용되는 영세가맹점 기준이 ‘연간 매출액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1.3%를 적용받는 중소가맹점 기준이 ‘연간 매출액 2억∼3억원’에서 ‘3억∼5억원’으로 완화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로인해 가맹점 46만여 곳이 영세·중소가맹점으로 새로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연간 3500억원 내외의 카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부진했던 3분기 실적 발표 결과를 통해, 카드사들의 수익 감소가 현실화됐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중소가맹점 확대 정책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카드사들의 수익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정부도 카드사들의 수익 보전을 위한 완화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도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더 인하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9월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내년에 영세·중소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의 추가 인하를 유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카드사들도 해외진출 및 신성상동력 발굴 등 돌파구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3월 카드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통해 현지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미얀마에 현지법인을 세워 소액신용대출 사업을 시작했다. KB국민카드는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미국 최대의 한인가맹점 대상 신용카드 매입사인 ‘UMS(United Merchant Services, Inc.)’와 합작법인 설립 및 공동 사업 추진 등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하나카드는 중국 위챗페이와 제휴에 나섰으며, 우리카드는 미얀마 만달레이와 바고에서 ‘투-투(TU-TU)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현지 법인명으로 내걸고 소액대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스타트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0월 리얼미터, 넷마블게임즈, 아이엠그루와 함께 빅데이터 지식사업 스타트업 ‘빅디퍼(Big Dipper)’ 공동 투자 협약을 맺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 투자 이유로 빅데이터 관련 신사업의 내부 추진 시 예상되는 각종 제약과 사업 확장 한계를 극복하고 스타트업이 가진 신속하고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중고차 매매 플랫폼 ‘차투차’, 지급결제 솔루션 비즈니스 ‘TMX코리아’에 지분투자를 마쳤다. 이외에도 신한카드는 4차 산업과 관련된 전기차, 인공지능(AI) 등의 스타트업 투자를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문화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카드사들도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처럼 카드 수수료 이익을 통해 수익을 올리던 시대는 끝났다는 지적이다. 다만 해외진출이나 스타트업 발굴 등의 경우, 수익이 발생할때 까지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따라서 당장은 경영효율화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외사업의 경우, 아직 초기 진출 단계인 상황에서 큰 수익이 나지 않고 있고, 스타트업 발굴 역시 아직 투자 단계에 불과하다”며 “당장은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을 통해 수익 감소분을 메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