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 옐로모바일 산하 옐로오투오 자회사 출범…객실관리시스템 활용해 데이터 유통

숙소 예약을 해 본 사람은 안다. ‘빈 방’을 놓쳐본 경험을. 기껏 예약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방 나갔다’는 대답에 허탈감을 느낀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수기(手記) 예약을 고수하는 일부 숙박업소들이 예약자를 누락하기도 한단다. 실시간 숙박시설 빈방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룸익스는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다.

2017년 9월 룸익스는 옐로모바일 산하 옐로오투오 자회사로 출범했다. 외국계 기업과 대기업 전략팀에서 일했던 임승민 대표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옐로트래블에 입사했다. 사업과 직장의 접점을 찾기 위해서였다. 입사 후 임 대표는 온라인 숙박 유통에 관심을 갖고 관련 업무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옐로오투오는 ‘우리펜션’ 등 자체적으로 온오프라인 객실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옐로오투오는 자연스럽게 장기적인 온라인 숙박사업 목표를 세우게 됐고,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구상했다. 스타트업 룸익스는 그 과정에서 생겨났다. 룸익스는 기존 옐로오투오 사업모델을 보완하고 변경해 숙박 데이터를 유통하고 있다. 보통 스타트업과는 다른 출발이다. 한차례 창업 실패를 맛본 임 대표에게도 큰 도전인 셈이다.

 

31일 강남구 신사대로 옐로오투오 본사에서 임승민 룸익스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실시간 숙박거래로 고객들 불편함 줄인다… 업주들도 매출·비용 측면에서 이득

룸익스는 펜션과 모텔을 중심으로 실시간 숙박 데이터를 다루고 있다. 국내 펜션과 모텔들은 대부분 실시간 관리가 어렵다.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재고가 실제 살 수 있는 재고인지 확인도 할 수 없다. 룸익스는 객실관리시스템(PMS)을 활용해 재고와 가격을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온라인 매체에 유통한다. 국내에서는 펜션과 모텔을 취급하는 온라인 여행사, 숙박 전문 채널, 소셜커머스,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 사이트가 주요 공급 대상이다.

“새벽에 갑자기 모텔에 가야할 일이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사용자들은 ‘모텔’을 검색하고 일일이 전화를 걸 것이다. 빈 방을 찾기 위해서다. 룸익스는 이런 서비스가 필요한 매체들에게 데이터를 공급하고 불편함을 줄이는 일을 하고 있다. 국내 펜션, 모텔을 취급하는 채널엔 거의 (데이터를) 유통 중이다. 현재 협업 채널은 30여개다. 갈길이 멀다.”

 

 

31일 강남구 신사대로에서 임승민 룸익스 대표를 만났다. / 사진=노성윤 영상기자

왜 아직 실시간 숙박데이터 서비스가 상용화되지 않았을까. 임 대표는 ‘숙박 예약 중개 서비스 역사가 길지 않다’고 답했다. 인지도 높은 숙박앱들도 초기엔 광고서비스로 매출을 냈다. 숙박 플랫폼들이 펜션과 모텔 업주들에게도 ‘실시간 온라인 거래’는 익숙하지 않는 판매 형태다. 대부분 오프라인으로 예약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룸익스 만의 경쟁력은 객실관리솔루션에 기반한 실시간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점이다. 방이 있을거라고 예상하는 것과 객실 현황을 알고 공급해주는 것은 다르다. 이미 옐로오투오는 펜션과 모텔 등 중소형 숙박 객실관리시스템을 약 5천여곳(점유율 40% 이상) 확보하고 있다. 룸익스를 그 시스템의 데이터를 가공해 유통하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우리의 차별점은 시스템에 기인한다.”

임 대표는 펜션, 모텔 업주들이 매출과 비용 측면에서 도움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룸익스에 숙박 예약을 맡기면 다양한 채널에 한번에 객실을 유통할 수 있게 된다. 숙박업체 입장에서는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업주들의 객실관리 수고를 덜어준다는 평가도 있다. 기존엔 업주들이 직접 객실을 등록하고 관리해야 했다.

◇ “오프라인 숙박예약 시스템 개선이 목표… 숙박 O2O시장 더 커질 것”

숙박 데이터는 그야말로 보안이 중요하다. 올해 숙박앱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며 많은 사용자들이 보안문제를 걱정한다. 룸익스도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사업 특성상 예약정보, 개인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많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솔직하게 “보안 문제는 어느 스타트업이나 마주칠 수 있다”고 답했다. 대신 항상 조심스럽고 민감하게 데이터를 다뤄야 한다는 게 임 대표의 생각이다.

곧 룸익스는 해외 온라인 매체들과의 협업도 늘릴 계획이다. 이미 익스피디아와 손잡고 트리바고, 호텔스닷컴에 국내 숙박 상품들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큰 온라인 여행사와도 막바지 연동작업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회사 4~5곳과 협업해 서비스 연동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인바운드(Inbound, 외국 관광객을 국내로 유치하는 것) 70%는 중국, 일본, 미국이다. 3개국을 중심으로 해외 제휴 사이트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해외 진출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이젠 얼마나 시너지를 낼 지가 관건이다.”

임 대표는 숙박O2O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O2O 스타트업들이 도전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호텔은 전체 업체 중 40~50% 정도다. 펜션, 모텔, 중소형 숙박은 20% 미만이다. 숙박업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이제 시작이라고 임 대표는 말했다.

“여전히 많은 숙박업체들이 오프라인에서 예약을 관리하고 있다. 특정채널에서 펜션과 모텔 데이터를 가공하기 어려운 이유가 지역적으로 파편화돼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유통수는 적지만 실제 3만개가 넘는 펜션과 모텔이 있다. 장사가 잘 될수록 온라인 채널에 대한 니즈가 크다. 룸익스는 숙박예약 생태계에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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