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순익 KB가 512억 차로 신한 제쳐…BIS성장세·부실채권비율·ROE 등은 신한이 우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서울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뉴스1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보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앞서면서 국내 금융지주 1위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내실에서는 신한이 더 좋은 성적을 내며 내심으로 웃고 있다. 두 지주사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KB금융은 규모에서, 신한금융은 내실에서 각각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두 금융사의 3분기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577억원이다. 전년 대비 6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누적 순이익 2조70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면에서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512억원 더 많은 순익을 거뒀다. 지난 2012년 이후 KB금융이 누적 순익에서 신한금융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익성에선 이와 같이 KB금융이 신한금융지주를 앞질렀다. 주력 자회사인 KB국민은행 실적도 1조8413억원 누적 순익을 기록하며 신한은행이 기록한 1조6959억원 순익 규모를 웃돌았다. 이로써 지난 2분기 실적 기준으로 KB금융이 처음 신한금융을 앞지른 데 이어 3분기에는 누적 기준으로도 신한금융 수익을 뛰어넘으며 국내 정상의 금융그룹이 됐다.

◇수익서 앞선 KB금융, 자본안정성에선 신한금융에 뒤떨어져

금융지주 실적은 자산 부실화 염려에 언제나 유동적이다. 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대출 자산을 늘려야 하지만 대출에 부실이 발생하면 수익이 곧바로 비용으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KB금융이 발표한 3분기 실적을 수익으로만 보면 신한을 분명 앞섰지만 수익의 내실화에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한 은행의 위험자산(부실채권)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나타내는 BIS비율은 KB금융이 15.37%로 신한금융지주(15.2%)를 앞서고 있다. 은행도 국민은행이 16.16%로 신한은행(16.0%)보다 다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신한금융은 자본적정성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는 반면에 KB금융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대출 증가로 인한 순익이 많아졌더라도 그 자본의 부실화 정도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한금융 BIS비율은 지난해 3분기 15.0%에서 올해 15.2%로 개선되고 있다. 신한은행 BIS비율은 같은 기간 15.7%에서 16.0%로 개선됐다. 신한금융 BIS비율은 2015년 전부터 매해 높아지고 있다.

반면 KB금융 BIS비율은 지난해 3분기 15.22%에서 올해 15.37%로 0.15%포인트 올랐다. 성장이 더딘 이유는 국민은행 BIS비율 하락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16.39%에서 올해 3분기 16.16%로 0.23%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올해 3분기 들어 16.65%까지 높아졌으나 올해 3분기 들어 0.49%포인트 하락했다. 대다수 은행들이 개선되고 있지만 국민은행은 오히려 자본적정성이 나아지지 못했다.

이에 고정이하여신에 대한 부실채권(NPL)비율도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은 0.64%, 신한은행은 0.57%를 기록한 반면, KB금융은 0.77%, 국민은행은 0.66%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자산 안정성이 그만큼 높은 상황이다.

 

조용병 신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수익 창출 능력도 신한이 KB보다 우세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수익률(ROE)도 신한이 KB금융보다 앞섰다. 올해 3분기 신한금융 ROE는 11.5다. KB금융은 같은 기간 10.83%를 기록했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하는 총자산순이익률(ROA)도 신한금융(0.89%)이 KB금융(0.84%)보다 높았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신한금융보다 높았어도 수익을 내는 체력에선 신한금융이 KB보다 뛰어난 셈이다.

수익 창출 능력과 함께 봐야 하는 경영 효율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경비율(CIR)도 신한금융은 KB금융을 앞지르고 있다. 신한금융이 기록한 3분기 CIR은 46.9%, KB금융은 49.4%를 기록했다. 경영 효율성이 높으면 CIR이 낮게 나온다. 금융권에선 판매관리비의 60%~70%가 인건비라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인력 활용면에서 뒤떨어지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브랜드 론칭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비은행 부문 기여도 등 사업 다각화에선 KB금융이 우세

이번 KB금융이 당기 순익에서 신한금융을 앞설 수 있었던 데는 KB금융의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 등 굵직한 매물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한 영향이 컸다.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가 비이자이익 규모를 키우면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추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3분기 KB금융 그룹사별 당기순이익을 보면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나머지 40%를 비은행부문이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말(65%)보다 개선됐다. 신한금융에서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59%다.

KB금융이 발표한 올해 3분기 비이자이익 규모는 1조7579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77.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이 발표한 비이자이익 규모는 1조105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3% 감소했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합병을 완료하며 수수료수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37.4% 늘었고 이에 KB금융 전체 비이자이익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반면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수수료수익이 9.8% 늘어나는 데 그쳐 사업 다각화에 한발 늦은 모습을 보였다.

올해 3분기 신한금융 일반관리비는 3조223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0.2% 낮아졌다. KB금융은 같은 기간 3조7966억원의 일반관리비를 지출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21.8% 급증했다. KB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국민은행 희망퇴직으로 2800여명이 나갔지만 여전히 높은 종업원 급여와 관리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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