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사, 한국 상품 판매 재개 등 ‘해빙’ 징후…업계 “금한령 해제 단정 어려워”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시진핑(習近平) 2기 출범과 함께 중국의 사드 보복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커지고 있다. 그간 얼어붙었던 양국 간 관광교류가 해빙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여 관광·유통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관련 업계에서는 섣불리 사드 보복 국면이 해소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조심스러운 반응도 내놓고 있다. 

27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현지 여행업체들은 최근 한국여행 단체 관광객 모집을 시작했다. 실제 이날 시사저널e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이트 ‘씨트립’ 홈페이지에서 33건의 한국여행 관광 상품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 할인 특가상품으로, 제주도와 서울 명동 등을 관광하는 코스였다.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금한령(한국 단체관광 및 여행상품 판매 금지)이 내려진 후 7개월만이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관계자는 “중국 여행사들이 한국여행 상품 판매를 재개한 것을 보면 중국 정부의 일종의 시그널이 아닌가 생각된다”면서도 “그러나 개별비자로 일단 들어와서 한국에서 단체로 움직이는 상품일 가능성이 높다. 금한령이 해제됐다고 단정하긴 이르다”고 전했다.

한반도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이 장가화되면서 그간 관광업계의 손실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사드보복이 시작된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유커(약 333만명)들의 한국 관광 포기로 인한 직접손실액은 약 7조6000억원에 달한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8조원에 이른다.

현대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사드 갈등이 지속될 경우, 한국 관광산업은 연간 관광객 46% 감소, 연간 관광 수입의 56% 감소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은 최근 한국 관광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27일 시사저널e는 33건의 한국여행상품이 해당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사진=씨트립 캡쳐

사드 보복 완화에 따른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쇼핑·숙박·식음료·오락문화 서비스 관련 업계도 덩달아 술렁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국내관광에서 평균적으로 1인당 1588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쇼핑(1293달러)에서 가장 많은 돈을 썼고 식음료(168달러)와 숙박비(84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객은 줄었지만 보따리상이 이를 대체하면서 실적면에서는 크게 손해보지 않았다. 단체관광객 다시 유입되면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커 감소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명동 쇼핑거리는 담담한 분위기다. 이날 명동의 한 화장품가게 상인은 “현재까지 분위기는 이전과 비슷하다.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사드보복이 해제된다는 얘기만 많고 실제 그렇게 되는 경우는 없었다. 정부에서 하루빨리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진핑 2기가 출범했지만 북핵문제로 한반도 정세가 여전히 예측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사드 보복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한반도 정세는 여전히 한치앞을 볼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에 있어서 한반도의 사드 보복은 후순위에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과 사드 갈등이 지속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관광산업 위축 방지 노력 확대 및 관광관련 사업체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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