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시비로 범행 진술…경찰 “신빙성 낮다”, 정확한 범행동기 파악 중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 윤모씨를 살해한 피의자 허모씨가 27일 새벽 경기 양평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장인 윤모씨를 살해한 허모씨가 주차 시비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허씨의 진술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 추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범행 수법과 도주한 점 등을 미뤄 봤을 때 허씨는 중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애초 혐의를 부인했던 허씨는 이날 오전 2시쯤 경찰서로 압송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는 “부동산 일을 보러 양평 현장에 갔다가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면서 “내가 내 정신이 아니었다. 사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참고인 진술 조사를 통해 두 사람이 일조권이나 공사 차량 통행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주차 시비 문제로 살인까지 이어졌다는 허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중으로 범행동기, 흉기 및 범행 과정 등에 추가 조사할 계획”이라며 “허씨의 차량과 구두에서 혈흔 반응이 나타나 국립과학수사원에 감정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윤씨에 대한 부검도 실시할 계획이다.

허씨는 지난 25일 오후 7시 30분에서 8시 50분 사이 윤씨를 흉기로 3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추적에 나선 경찰에 의해 26일 오후 5시 45분쯤 전북 임실의 한 국도상에서 체포됐다.

이번 사건은 26일 오전 7시17분 윤씨의 처가 “남편 차량이 안 보이고 주차장에 피가 보인다”는 신고를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흉기에 찔려 쓰러진 윤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또 같은 날 오전 11시 주거지에서 약 5km 떨어진 한 공터에 주차된 윤씨의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은 핸드폰 위치 추적과 차량 수배를 통해 허씨가 25일 밤 11시 45분 윤씨의 차량을 노상에 버린 후 인근에 미리 주차해 놓은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현장을 이탈했다고 파악했다. 윤씨의 주거지로 이동한 시각은 오후 7시로 확인됐다.

허씨의 범행동기와 고의성 여부는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목 부위를 수차례 공격했다는 점에서 살해의 고의성은 인정된다. 자수하지 않고 도주했기 때문에 감형 요소도 많지 않아 보인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흉기로 목을 공격한 범죄는 살해의 고의성이 100% 인정된다”면서 “피의자는 피해자를 겁주려 했다거나, 상해만 입히려 했다는 주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수하지 않고 현장에서 도주했기 때문에 감형할 여지도 많지 않아 보인다”면서 “10년 이상의 중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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