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매출 개선에도 순이익 2분기 연속 1조원대 회복 실패…“美·中 신차 출시 및 브랜드 제고 주력”

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939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1조 이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이후 처음으로 9000억원대 분기별 당기순이익 낸 현대차는 3분기에도 당기순이익 1조원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기저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었다.

26일 현대차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올해 3분기 컨퍼런스콜을 열고 매출액 24조2013억원, 영업이익 1조204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지난 2분기보다 250억원 가량 늘어난 9392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두 개 분기 연속 1조원 이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4조6508억원)보다 30% 감소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71조8750억원)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69조1110억원보다 4% 늘어났음에도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감소를 막진 못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조1720억원에서 3조7990억원으로 8.9% 감소했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상 파행으로 3분기를 전후해 24번 파업한 것과 달리 올해 8번 파업한 데 그친 덕이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현대차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2585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현대차의 분기 영업이익이 올 들어 처음으로 전년동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랜저IG가 이끈 내수 호조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등 신차 효과에 지난해 같은 기간 노조 파업으로 인한 손실의 기저효과를 봤다. 

 

 

현대차는 지난해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겪은 3조원대 손실 대부분이 지난해 3분기에 포함되면서 분기별 통상 24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다 22조원대로 급감했다. 덕분에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9.6%, 12.7% 증가했다. 자동차 부문 매출 역시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기준 55조834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순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2분기 연속 1조원대를 밑돌았다. 중국 내 사드 보복 확산과 미국 내 경쟁 심화로 차량 판매가 부진하고 판매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하락할수록 고정비 부담이 커지게 된 탓이다. 올해 3분기에만 공장 판매 기준 중국 시장 판매량은 26.6%, 미국 시장 판매량은 26.5% 감소했다. 해당 시장 차량 재고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가 중국 내 충칭공장을 가동 가성비를 앞세운 신차를 내놓으면서 판매 회복을 보이고 있다지만, 올해 3분기까지 중국 시장 판매량은 30% 넘게 줄었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중국 실적 부진이 지분법을 통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 급감했다"면서 ”미국 시장은 지난해 말 3.3개월이었던 차량 재고 수준이 3분기 4.5개월로 늘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총 326만9185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줄어든 판매량이다. 한반도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보복 직격탄을 맞은 중국 시장을 빼면 3.2% 소폭 증가했다. 국내 시장 판매량이 51만7350대로 지난해보다 7.5% 늘었고, 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인도 시장은 6.8% 판매가 증가했다.

 

현대차 전세계 시장 공장 판매 실적. /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판매관리비에 포함된 영업부문 비용은 신차 출시 증가에 따른 마케팅 활동 증가로 1년 전보다 6.4% 많은 9조5604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역시 올해 들어 3분기까지 4.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자동차 부분 영업이익률 4.9%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경상연구비 역시 지난해보다 2.7% 늘었지만, 매출액 대비 비중은 여전했다.

이밖에 현대차는 판관비 내 판매 보증 관련 비용 비중 매출액 대비 1.4%에서 1.8%로 4%포인트 늘린 대신 급여 비중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급여로 2조300억원을 지급했지만, 올해 들어 같은 기간 2.3% 감소한 1조9820억원을 썼다. 이에 지난해보다 현대차가 쓴 판관비는 총 6.4% 늘었지만, 급여 총액은 홀로 감소했다.

현대차는 중국과 미국 시장 신차 출시를 강화하고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주력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국 시장 신차 출시로 지난달 9월 중국 시장 판매대수(8만5040대)가 지난 8월보다 60% 늘어난 것도 호재다. 지난달 중국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10만4190대)과 비교해 18.4% 감소했지만, 올해 월간 판매량만 놓고 보면 최고 기록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중국 시장 판매 회복을 위해 단기적인 전략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현재 연구개발(R&D), 판매 등에서 전사적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현재 4개 차종인 SUV를 2020년까지 7종으로 늘리고, 중국의 신에너지차 시장공략을 위해 친환경차 상품군도 단계적으로 늘려 시장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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