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군 확대 등으로 판매량 반등 기회 될 수도…가격 책정이 관건일 듯

 

한국GM 준중형 세단 올 뉴 크루즈. / 사진=한국GM 제공

한국GM이 내달 1일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크루즈 디젤’이 크루즈 모델 전체 판매량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 지가 준중형 세단 시장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크루즈는 출시 당시부터 에어백 부품 문제와 높은 가격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판매량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당초 국내 준중형 세단 1위인 현대자동차 아반떼를 잡겠다고 시장에 나왔으나, 현대차의 순수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에도 판매량이 못 미치는 형국이다

 

이에 한국GM은 현재 가솔린 단일 모델만 판매되는 크루즈에 디젤 모델을 추가해 판매량 반등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크루즈는 413대가 팔려 올해 완전변경(풀체인지)돼 시장에 나온 이후 최저 판매량을 기록했다.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올 32146대가 팔린 것과 비교해 판매량이 4분의 1토막이 났다. 이는 준중형 시장에서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해치백 모델 i30 보다도 저조한 기록이다.

 

반면 경쟁 모델인 아반떼와 기아차 K3 판매량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아반떼는 지난달 7078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37.8% 늘었다. K3 또한 지난달 판매량(2376)이 전년동월 대비 8.3% 증가했다준중형 세단 시장 수요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으로 옮겨간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준중형 세단이 엔트리카(생애 첫 차)로서 매력이 여전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크루즈는 기존 준중형차량과의 차별화를 내세우며 시장에 등장했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 차체가 크고 마력과 토크 등 달리기 능력에서도 우위에 있다. 그러나 등장과 함께 악재가 겹쳤다. 에어백 부품 문제가 불거지더니 경쟁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문제시됐다

 

한국GM은 크루즈가 경쟁 모델보다 성능에 크기에서 앞선다고 주장했지만 소비자를 설득하는 데는 결국 실패했다. 엔트리카에 대한 가격민감도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여기에 한국GM 철수설도 크루즈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판매량이 저조하니 철수설이 불거졌고, 철수설은 다시 고객의 발걸음을 되돌리는 악순환을 만들어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지난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철수설에 대해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기도 했다.

 

한국GM은 크루즈 디젤 모델로 위기를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가솔린 단일 모델만 판매되는 상태에서 상품군을 확대해 고객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국GM 관계자는 고객 입맛에 맞추기 위해 크루즈 디젤 모델을 출시하게 됐다크루즈 디젤은 준중형차로 불리지만 한 단계 윗급이다. 디젤 모델이 가솔린 모델보다 가격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자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크루즈 디젤 모델의 시장 안착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디젤 모델 추가로 판매량이 급증하진 않겠지만, 낮은 연비를 강점으로 반전의 계기는 기대해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크루즈 디젤 모델 출시가 의미는 있지만, 모델 하나 추가된다고 해서 소위 대박이 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라인업 확대 등 어느 정도 역할은 충분히 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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