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기, 이자수익 증가 기대…"중기 등 기업대출로 무게중심 옮겨야" 지적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시중은행의 주택자금대출 창구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지난 24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종합대책이 은행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무분별한 투기 목적의 대출을 막는 목적으로 부동산대책이 나온 만큼 정상적인 대출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권이 중소기업 등 기업대출 증가를 늘려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지난 24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종합대책에도 느긋해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대책 자체가 시중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은행마다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로 부실대출을 지속해서 낮춰왔을 뿐 아니라 차주의 상환 능력을 더 꼼꼼하게 봐야 한다는 점이 오히려 은행의 대출 건전성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최근 호실적은 가계 대출 증가로 인한 이자이익 증가에 크게 힘입은 것이다. 올해 상반기 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총 여신에서 가계대출 비중은 은행별로 국민은행 55.4%, 우리은행 54.9%, KEB하나은행 53.6%, 신한은행 50.9%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원화 대출연체율은 0.50%를 기록했다. 이 중 가계대출 연체율은 0.28%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0.19%로 대출 부실화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반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69%로 가계대출보다 높았다. 이 중 대기업은 0.56%, 중소기업은 0.73%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항상 관심이 많았던 부분은 대출 규제보다 대출 리스크 관리"라며 "이번 대책으로 은행 대출 성장 속도가 다소 완화될 수는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 따라 이자수익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들이 가계부채대책에 앞서 올 초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자제하고 중소기업대출 비중을 늘리면서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만큼 수익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국내 4대은행 기업대출은 전년동월대비 3% 성장을 보였다. 이 중 중소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보다 5.6% 늘었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이 10% 증가했다.

다만 중소기업보다 자영업자 등 가계대출과 성격이 비슷한 개인사업자대출에 치중하고 있어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출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도 "시중은행들이 가계 여신 성장으로 양호한 실적을 지속해온 덕분에 이번 대책에도 여유로운 모습이다"라며 "국내 경기 회복과 무관한 방식으로 은행 사업을 해왔지만 근본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