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포화 주장하며 신규업체 진입 반대…시장 성장세지만 경쟁자 가세 거부감 작용한 듯

 

업계에서는 저비용항공(LCC) 시장 과당경쟁은 아직 이른 우려라는 관측이 나온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저비용항공(LCC)업체들이 시장 포화에 따른 과당경쟁을 우려하며 신규업체 진입을 반대하면서도, 정작 노선을 늘려나가며 최대한 배를 불리는 역설적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내국민의 해외여행 수요가 지속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는 탓에 LCC 시장은 앞으로 최소 5년에서 10년간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형항공사(FSC) 두 개 업체를 비롯, 기존 6LCC 업체들은 플라이양양과 에어로케이의 신규 LCC 시장 진입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진입을 노리는 업체의 외국자본 논란도 있지만, 결국엔 시장에 경쟁자가 늘어나는 데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LCC 시장에 과당경쟁에 대한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LCC 업체들은 시장 확장의 기세를 등에 업고 앞 다퉈 노선 증대와 신규 노선 취항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24일 인천~비엔티엔 정기노선 신규 취항 계획을 밝혔다. 오는 29일부터 주 5회 운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인천~비엔티엔 노선을 포함해 37개의 국제선을 갖게 됐다.

 

이밖에 에어서울은 오는 30일부터 인천~우베 노선을 재개하고, 이스타항공은 오는 12월부터 인천~오키나와 노선을 기존 주 7회에서 14회로 증편한다. 진에어는 내년부터 LCC 업체 중 국내 최초로 인천과 말레이시아의 조호르바루를 잇는다.

 

업계에서는 과당경쟁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당경쟁은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업체 간 제 살 깎기 식 경쟁을 벌이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전히 LCC 업체들이 공략할 해외 시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내국민의 해외여행 수요가 LCC 업체들 뒤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어, 독립적 성장이 가능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최소 5년에서 10년간은 LCC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그 후에는 과당경쟁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0년 뒤에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시장 파이 전체가 커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9월 항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6LCC 업체들의 국제여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평균 36.2%나 증가했다. 티웨이항공의 여객 증가율이 53.7%로 가장 높았고 에어부산과 제주항공이 각각 45%37.4%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수요와 함께 공급 또한 늘었다. LCC 업체 평균 국제석 공급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35.7% 늘었다. 여객 수와 마찬가지로 티웨이항공의 공급석 증가율이 54.5%로 가장 앞섰다. 그다음은 에어부산과 제주항공 순이었다.

 

여기에 LCC 업체 평균 탑승률 또한 지난해보다 0.3% 포인트 상승해, 공급과 수요가 함께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국내 LCC 시장이 지금과 같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진 않을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국내 LCC 업체들이 성장기 구간에 있었다. 앞으로 언제 성숙기로 접어드느냐가 관건이라며 현재 국내 LCC 업체 점유율이 40% 가까이 되는데 다른 나라들을 살펴보면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면 LCC 시장도 안정기에 접어 든다고 설명했다.

 

방 연구원은 이어 시장 성숙기는 운임 성장이 정체구간에 접어들면서 나타날 텐데,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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