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부동산업체와 손잡고 JV 설립, 출자총액 245억원…7번째 해외진출

서정 CJ CGV 대표이사. / 사진=CJ CGV

국내 극장업계 1위 CJ CGV(이하 CGV)가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식이다. CGV의 출자총액은 245억원 수준이다. 이로써 CGV가 진출한 해외국가는 7개로 늘어나게 됐다.

23일 CGV는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러시아 부동산 개발업체인 ADG 그룹과 조인트벤처(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내년부터 모스크바에 순차적으로 극장을 개장해 2020년에는 33개 극장, 160개 스크린을 운영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CGV는 모스크바서 가장 많은 극장을 운영하는 체인이 된다.

러시아는 도서, 영화, 음악, 방송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대한 소비성장률이 연평균 6.5%에 이른다. 세계 평균 대비 2%p를 웃도는 수치다. 수도 모스크바 인구는 1200만명 수준이다. 현재 러시아 극장 스크린의 26%가 집중돼 있는 전략적 요충지기도 하다.

ADG 그룹은 대형 쇼핑몰 개발 분야에 경쟁력을 가진 러시아 부동산 개발업체다. ADG는 지난 2014년 러시아 정부로부터 모스크바 소재 39개 복합상영관을 포함한 쇼핑센터 개발 및 운영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투자금액만 약 9억9000만 달러, 총 건축면적 48만평 규모에 달한다. ADG는 이곳에 쇼핑몰을 집중육성할 계획인데, 여기에 들어갈 극장 운영업체를 찾다가 CGV와 계약하게 됐다.

두 회사는 각각 70%(CGV), 30%(ADG)의 지분을 투자해 홍콩에 합작회사(JVC)를 설립한다. CGV의 출자 총액은 약 245억원으로 3개년에 걸쳐 분할 출자할 계획이다. CGV 측은 “재무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으로 모스크바에 극장을 확보하고, 나아가 주변으로까지 출점 지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러시아 영화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계 박스오피스의 약 1.9%를 차지하며 14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1인당 연간 관람횟수는 1.37회에 불과하다. 국내의 같은 지표는 4회를 넘는다. 그만큼 성장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아직 지배적 극장사업자가 없다는 점도 CGV로서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의 상위 5개 극장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은 30% 수준이다. 최근에는 대도시 중심의 기존 단관 극장들이 멀티플렉스로 전환하면서 대형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러시아 정부가 영화산업을 적극 후원하면서 로컬영화 제작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 덕택에 2021년 박스오피스 규모는 2016년 대비 25%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CGV는 시장 진입 후 모스크바 바깥 다른 도시로도 확장을 구상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러시아 진출로 CGV는 중국,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터키에 이어 7번째 해외진출 국가를 두게 됐다. 현재 CGV는 국내에 1076개, 중국에 732개, 터키에 825개 스크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서정 CGV 대표이사는 “장기적으로 유럽 지역까지 진출할 수 있는 주요 거점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러시아 진출은 CJ CGV의 영토 확장에도 중요한 의미를 띈다”며 “국내의 선진화된 멀티플렉스를 러시아에 전파하고 K-무비, 더 나아가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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