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크리어사 지속적으로 공사금액 인하 요구…삼성ENG 수주소식도 지연

아랍에미리트(UAE)의 타크리어(TAKREER)사가 발주한 중질유처리시설(POC)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GS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내려놓은 뒤 유력한 수주 대상자로 떠올랐던 삼성엔지니어링도 낭보를 전하지 못하고 있다. 발주처인 타크리어사가 무리한 공사비 인하 요구에 입찰 참여자들이 난색을 표한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초 UAE의 국영회사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의 자회사인 타크리어가 중질유처리시설(POC)의 입찰을 진행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UAE의 아부다비 루와이스(Ruwais) 지역 정유복합시설에 투입될 해양원유 공급을 위해 계획됐다. 턴키 방식(설계‧시공 일괄입찰)으로 발주되며 공사규모는 25억 달러(약 3조원) 규모다. 공사완공 시점은 오는 2020년으로 예정됐다. 

타크리어사는 동일한 프로젝트를 지난 2015년에 이어 두번이나 재입찰을 공고했다. 무리한 공사금액 삭감 요구에 우선협상대상자인 GS건설이 등을 돌린 결과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2015년말 진행된 입찰 결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GS건설은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협상에 첫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발주처의 무리한 공사금액 삭감요구로 인한 이견으로 올초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타크리어사와의 협상 결과 GS건설이 손익계산이 맞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발주처가 지속적인 공사금액 삭감을 요구해 적자수주 가능성이 높았다고 들었다”며 “발주처의 무리한 요구로 다른 시공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언제든 협상지위를 내려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중동 발주처가 시공사에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건설사들은 지적한다. 재정의 대부분을 원유수출금액에 의존하는 중동 발주처가 시공사에 더 많은 손실부담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타크리어사의 경우 이전에는 시공사의 손해를 일정부분 메워줬지만 최근에는 발주처 사정으로 인한 공사지연에 따른 손실도 시공사에 떠넘기고 있다는 소식이다.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할 것으로 점쳐지는 삼성엔지니어링도 상황은 마찬가지란 지적이 나온다. 타크리어사가 올초 재입찰을 공고한 이래 삼성엔지니어링이 꾸준히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될 것이란 증권사들의 전망이 잇달았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지난 8월말 컨퍼런스콜에서 “당월말 수주소식이 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소식은 감감 무소식이다. 발주처가 삼성엔지니어링 측에도 추가 공사금액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수주소식이 지연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발주처의 내부 프로세스로 계약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발주처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에 이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노리는 삼성엔지니어링의 UAE POC 계약체결 소식이 지연되고 있다. / 이미지= 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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