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차 중국 전국대표회의 개막…당중심·샤오캉 사회 실현·강경 외교노선 등 통치 이념 선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8일(현지 시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가 24일까지의 일정으로 개막된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2기를 맞아 특색사회주의를 통한 중화민족 부흥을 천명했다. 정치·사회적으로는 당 중심 통치와 부패 척결을 기치로 세웠고 경제적으로는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도록 하겠다는 샤오캉(小康) 사회의 청사진을 그렸다. 외교적으로는 중국 핵심 이익에 반하는 문제에 대해선 강경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 밝혔다.


◇ 시진핑의 집권 2기 통치 이념, ‘중국 특색 사회주의’

중국 공산당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전국대표회의(당 대회)가 지난 18일(현지 시각)에 개막했다. 전국대표회의는 중국 공산당의 최고의사결정기관으로 중국의 국가적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다. 시 주석은 이번 전국대표회의를 통해 수 십년간 유지돼 온 집단지도체제의 관례를 깨고 ‘1인 체제'로 올라선다.

시 주석은 개막연설에서 “당이 초심을 잃지 않고 사명의식을 다시 새겨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위대한 승리를 쟁취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분투하는 것”이라고 당대회 주제를 밝혔다. 시 주석은 68쪽의 보고서를 3시간 넘게 읽어 내려간 이날 마라톤 연설에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는 단어를 60번 넘게 사용했을 정도다.

시 주석이 천명한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사회주의 현대화와 맥을 같이 한다. 과거부터 이어져온 사회주의 이념을 현대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시 주석은 “새로운 중국 특색사회주의 사상은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론, 과학발전관의 계승·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부적으로 모든 부문에 대한 ▲당의 영도 ▲전면적 개혁 심화 ▲새로운 발전 이념 ▲전면적 의법치국(법에 따른 통치), ▲사회주의 핵심 가치체계 ▲군에 대한 당의 절대적 영도 ▲종엄치당(엄격한 당 관리)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2050년까지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지도국가로 부상시킨다는 계획이다.

◇ ‘당 중심’ 강조한 시진핑, 정치적 입지 강화한다

시 주석은 중국몽(中國夢) 실현을 위한 선결 조건에 당 중심의 통치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연설 서두에 “아편전쟁 이후 치욕스러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반드시 사회주의의 위대한 승리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당 강화만이 중국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는 시 주석이 통치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 주석은 군대와 관련해서도 “군은 당에 절대복종해야 한다”며 “당의 지도를 통해 인민해방군은 2035년까지 국방과 군대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해 2049년에 세계 일류 군대로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사회적으로는 부패척결을 강조했는데 이 역시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부패는 당과 인민의 적이다. 호랑이(고위급), 파리(하위급)를 가리지 않고 단 한번의 용서도 없는 부패 척결을 해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국가급, 성급, 시급, 현급 단위에 모두 감찰위원회를 신설해 당원뿐만 아니라 비당원 공직자도 집중 감찰 범위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 “2020년 샤오캉(小康) 시대 열겠다”

당 중심 정치와 함께 주석은 경제 부문의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회의 주제는 초심과 사명을 잃지 말고 중국 특색사회주의라는 위대한 깃발 아래 전면적인 샤오캉(小康)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오캉 사회는 모든 인민이 안정적이고 풍족한 생활을 누린다는 뜻으로 전인민의 중산층화를 의미한다.

실제 중국은 고속성장을 이뤘음에도 이면에는 극심한 빈부 격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중국 통계국이 밝힌 중국의 지니계수(소득불평등 지수)는 0.465로 국제연합(UN)이 제시한 ‘사회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인 0.4를 넘어섰다. 도농 격차도 심각하다. 대표적으로 광둥성 중심 도시인 선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5000달러 수준이지만 이밖에 광둥성 내 8개 시의 1인당 GDP는 선전의 4분의1 수준이다.

시 주석은 “지금부터 3년간 샤오캉 사회의 전면적인 실현을 위한 결정적인 시기”라며 “2035년엔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발전하는 권리를 보장하고 도시와 농촌 간 격차를 현저하게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화 등 소프트파워를 곁들여 2035년부터 21세기 중반까지 부강하면서도 아름다운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겠다”고 덧붙였다.

◇ “손해 감수 하지 않아···대만 독립 움직임 용서하지 않을 것”

외교 정책과 관련해선 강경한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시 주석은 “중국은 영원히 패권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며 “타국 희생을 대가로 중국 발전을 도모하지 않겠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손해를 감수할 것이라는 헛 꿈을 그 어떤 국가도 생각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포함해 일본과 마찰이 있는 남중국해, 필리핀·대만 등과 갈등을 겪고 있는 동중국해 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시 주석은 대만에 관해서는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시 주석은 “어떤 사람이나 조직, 정당이든 대만 독립을 책동해 중국 영토를 분열시키려 한다면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토의 완결성을 위해 조국 통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과 대립해 독립 노선을 걷고 있는 대만에 대한 경고이자 중국 내부 결속 강화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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