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비리로 최원장 '해결사' 역할 부각 가능성…조직 혁신 힘 실릴 듯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금융감독원 개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인 가운데 최흥식 신임 금감원장에게는 '힘 실어주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감에서 검증을 예고하고 있는 부분이 금감원 인사비리 등 금감원 조직 개혁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최 원장이 해결사가 돼야 하는 상황이라 최원장 입장에선 이번 국감이 시련이 아닌 기회가 될 수밖에 없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날 진행되는 금감원 국감에서는 최근 논란이 된 금감원 채용비리와 직원들의 차명주식거래 등 금감원 비리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현재 '비리 종합세트'라는 불명예를 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금감원 감독과 조사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일각에선 "금감원 비리로 인해 제 코가 석자인데 누가 누굴 감독하겠나"라는 비판적 목소리가 금융권에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수현 전 금감원장 때 터진 채용비리로 당시 임원들이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감사원이 지난해에 벌어진 추가 채용 비리 결과까지 발표되면서 나온 반응이다. 이에 금감원 조직 혁신에 대한 내외부 목소리가 커졌고 이번 국감에서도 금감원에 대한 의원들의 강한 질타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의 연이은 채용비리, 직원 불법 행위로 인한 금감원 개혁 요구가 오히려 최흥식 신임 원장에 대한 '힘 실어주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금감원 자체 혁신을 위해서라도 새 국장에 대한 조직 혁신 권한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국감도 최 원장 임명과 관련해 개인재산 내역, 하나금융지주 출신이라는 점에 대한 질의들은 크게 나오지 않고 형식만 띤 채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신임 원장이 취임한 후 감사원의 금감원 비리 발표가 나왔고 이어 검찰의 압수수색이 나왔다. 금감원 조직으로선 최대 위기였겠지만 최 원장으로선 호조였다"며 "결과적으로 감사원 발표로 최 원장이 민간인 출신이라는 우려가 바로 사라졌다. 금감원의 비리 논란이 최 원장에 칼자루를 쥐어 주는 결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이번 국감이 최 원장의 기를 살려주는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금감원장의 조직 혁신에 대한 힘만 아니라 금융권 관리, 감독 권한을 더 막강하게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에도 연이은 금감원 채용 비리로 금감원을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정무위 상임위원들은 금감원 혁신과 함께 외부 통제 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상위직급 감축, 국외사무소 정비, 인력 최소화, 부서 통폐합 등 강도 높은 조직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기관을 감독할 수 있는 기능이 부재해 터진 금감원 비리로 금감원에 대한 외부 감시 강화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번 금감원 국감에 대한 주요 안이 조직 혁신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의원들은 최 원장에 대한 개혁 관련 단호한 대답을 요구하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 원장은 리더십과 관련한 검증도 받겠지만 결국 조직 혁신에 대한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이 나올 것"이라며 "이번 국감이 금감원 혁신에 맞출수록 금감원장 권한은 신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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