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비리어드 특허만료 앞두고 시장 선점 목표…베시보·베믈리디도 주목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내달 초 시장 1위 품목인 비리어드의 특허만료를 앞두고 B형간염치료제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이미 일부 개량신약이 출시돼 사실상 판촉 전쟁은 시작됐다. 내달 이후 신약과 2차 개량신약, 제네릭(복제약) 품목 출시가 예상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B형간염치료제시장은 지난해 2353억원대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규모가 커 업체들 경쟁이 치열하다. 이 시장에서 길리어드의 비리어드가 지난해 1477억원대 매출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리어드는 올 상반기 전체 처방의약품 시장에서도 수위를 기록한 품목이다.         

 

하지만 비리어드 물질특허가 오는 11월 9일 만료될 예정이어서 제약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특허만료를 계기로 제약사들은 그동안 준비해왔던 신약과 개량신약, 제네릭 품목들을 잇달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출시해 경쟁에 착수한 품목도 있다.     

 

우선 일동제약은 신약인 베시보의 11월 약제급여목록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 품목은 국내 제약사의 제28호 신약이다.    

베시보는 비리어드와 같은 뉴클레오티드 계열 약제다. 이 약은 3상에서 대조군을 비리어드로 선정했다. 1차 평가항목인 48주째 HBV DNA 69IU/㎖ 이하 환자 비율과 간기능, 골밀도, 신기능 등 항목에서 비리어드와 유사한 유효성을 입증했다. 간조직 개선효과 면에서는 더 우월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베시보는 지난 7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조건부 급여 판정을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달 하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타결시키며 내달 등재를 예고하고 있다.                      

 

길리어드는 비리어드를 업그레이드한 베믈리디를 이미 지난 5월 비급여로 시장에 내놓고 본격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베믈리디는 비리어드의 골 안전성 등 단점을 보완하고 약물 용량을 10분의 1로 줄인 품목이다.   

 

성인 만성 B형간염 환자 1298명을 대상으로 48주 동안 베믈리디와 비리어드를 비교한 108, 110 연구에 따르면 베믈리디 복용군의 사구체여과율 추정치(eGFRCG)와 혈청 크레아티닌(sCr) 변화는 비리어드 복용군 대비 유의하게 적었다. 또 척추 및 고관절 골밀도(BMD) 감소율도 비리어드 복용군 대비 75%와 89%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길리어드는 비리어드 약가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같은 신약 외에 눈에 띄는 움직임은 국내 제약사들의 개량신약이다. 비리어드의 물질 및 염특허를 회피한 염변경 제품 9개가 이달 1일자로 시장에 선보인 것이다. 해당 제약사는 한미약품과 동아ST, 종근당, 대웅제약, 보령제약, 동국제약, 삼진제약, 삼천당제약, 한화제약 등 9개사다.      

 

이어 휴온스와 마더스제약, 제일약품, 국제약품, 한독 등이 비리어드 물질특허가 종료된 후인 오는 11월 10일 판매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처럼 비리어드 개량신약이 1차와 2차로 구분돼 시장에 나오는 것은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이 시작되는 시점의 차이로 분석된다.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은 지난 2012년 한-미 FTA 협정에 따라 2015년부터 시행된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의 핵심 사항이다.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를 회피한 최초 등재 품목에 독점적으로 일정 기간동안 시장에서 판매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지칭한다. 독점 권한 기간은 9개월이다. 즉 9개월 동안 최초 등재를 한 제품만 판매가 가능하다. 

 

한미약품 등 9개 제약사의 우판권 기간은 이미 지난 8월 26일 시작돼 이달 1일자로 등재한 것이다. 반면 2차 품목은 11월 10일 시작되므로 이날자로 등재 예정이다. 

 

현재 비리어드는 길리어드와 전략적으로 제휴하는 유한양행이 판매하고 있어 B형간염치료제시장에서 경쟁이 유한과 타 제약사들 간 경쟁으로 풀이되는 측면도 있다. 유한은 베믈리디 판매도 진행 중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별로 개량신약을 먼저 출시하고 제네릭 품목을 차후 내놓는 등 다양한 전략으로 시장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며 “영업전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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