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 사드 배치 목적 묻는 질문에 대한 백장관 답변에 발끈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말 한마디에 지난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부 국정감사가 여야간 다툼으로 번지며 30분가량 지체됐다.

이날 열린 산업부 통상분야 국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중심으로 국회와 정부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최근 국내 경제와 관련해 가장 민감한 사안들인만큼 의원들 질의에 대한 정부측 답변 하나하나에 이목이 집중됐다.

국회 산자위 소속 최연혜 의원(자유한국당)은 이날 본격 질의를 시작하기 앞서 백운규 장관에게 사드 배치 목적에 대해 질문했다. 그런데 백 장관은 “(사드 배치 목적은) 정확하게 모른다”며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본다”며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사드 배치 목적은) 북한 핵 도발 탓이다. 백 장관이 이런 답변을 내놓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며 “(사드 보복이) 자위권을 위해 사드 배치한 우리나라와 미국 잘못인가, 핵 도발하는 북한 잘못인가”라며 되물었다.

이에 백 장관은 “궁극적인 원인은 북한에 있다. 그런데 사드 설치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며 “지난 정부에서 사드 배치 논의를 시작했다. 당시 원활히 진행됐다면 중국 보복은 덜 했을 것이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하는 방법에 대해 이견은 없다”고 답했다.

질의를 마친 최 의원은 “백 장관이 사드 배치 이유에 대한 간단한 질문에 답변을 못해 준비한 질문 반 밖에 못 했다”며 토로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도 “사드 배치 방법이 잘못됐다는 백 장관의 발언은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이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산자위 장병완 위원장에게 정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정회 요청에 대해 장 위원장은 “사드배치 문제는 우리 위원회 주된 질의 분야가 아니다. 질의는 계속 이어가되 한국당 의원들은 따로 나가 논의를 해도 되지 않겠냐”고 말하자 야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정회 없이 감사는 이어졌지만 감사 내내 야당 의원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당 의원들이 산업부가 자료 제출 요구에 불성실하게 응하고 있다며 공식 감사 시간 이외에도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백 장관에 대한 질타를 이어간 것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