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EB하나도 앞다퉈 서비스 선보여…4차산업혁명 맞춰 관련기술 선점경쟁 치열

소프트뱅크로보틱스의 세계 최초 감정인식 로봇 '페퍼(Pepper)'가 1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에 첫 출근해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은행들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창고 서비스를 내놓으며 업무 자동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한편 인력 감축 등 비용 절감 효과를 보기 위해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중 인공지능 경쟁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은행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 본점에는 창구 안내, 금융상품 추천, 이벤트 안내 등 은행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 은행원 페퍼가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소프트뱅크그룹 로봇사업 회사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세계 최초 감정인식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를 본점영업부, 명동 금융센터, 여의도금융센터에 도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말투나 기분을 인식하는 감정인식 단계까지 발전하진 못했지만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며 "예상과 달리 창구를 찾은 노인분들의 이용량이 많다"고 전했다. 페퍼는 고객에게 상품 추천, 이벤트 소개, 페퍼에게 물어봐 등 업무를 담당한다. 예금·대출·보험·카드 네 개의 카테고리로 고객에게 상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우리은행의 인공지능 서비스 도입은 다른 은행보다 발빠르다. 3월엔 금융권 최초로 음성과 텍스트 입력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음성인식 AI뱅킹 '소리(SORi)'를 내놨다. 또 5월에는 고객별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로드어드바이저 '우리로보-알파'를 선보였다.

9월엔 음성명령만으로 고객의 의도를 파악해 로봇과 전자금융상담을 할 수 있는 챗봇 서비스인 '위비봇'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은행 외에도 국내 시중은행들도 인공지능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최고 경영자(CEO)들이 직접 나서 디지털그룹을 키우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방문했다. 디지털 협력 강화가 목적이다. 아마존은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꼽은 50대 글로벌 스마트 기업 중 3위를 기록한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다.

조 회장은 이날 신한금융의 인공지능(AI) 음성뱅킹 서비스 개발을 위해 아마존의 음성인식 AI를 도입하기로 했다. 11월 관련 서비스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디지털 혁신을 위해 신한금융은 올해 6월 아마존과 손을 잡았다. 신한금융은 8월에 직원 160여 명을 대상으로 아마존의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딥러닝 등 디지털 심화교육을 실시했다.

위성호 신한은행 은행장도 11일 미국 뉴욕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아마존과의 디지털 협력에 대해 "아마존은 전 세계적으로 클라우드사업을 확대해야하고, 신한은행은 디지털시대에 맞는 금융서비스를 위한 디지털 기술이 필요하다는 양사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날로그 시대에 유능한 인력이 디지털 시대엔 잘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인력구성을 다양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도 인공지능을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하이'를 발표한데 이어 음성인식을 통해 간단한 업무(환율조회 및 계좌조회 등)를 처리하는 '누구'를 개시했다. 최근에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 '핀크'를 시장에 내놨다.

핀크는 가처분 소득이 낮고 체계적인 지출 관리 경험이 적은 2030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금융플랫폼이다. 핀크는 출시 한 달만에 가입자 40만명을 돌파하는 등 고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은행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은행마다 인공지능을 접목한 금융서비스 출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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