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성형환자 최대 40% 증가…영업일수 축소에 제약·도매계는 대책 마련 분주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건국 이래 최장 연휴가 끝난 후 보건의료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성형외과 병의원은 연휴를 노린 예약 환자들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반면 제약업계와 도매업계는 줄어든 영업일수로 인해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이번 추석연휴는 총 10일 동안 이어졌다. 임시공휴일을 포함한 이번 연휴에는 특히 성형외과를 찾는 환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찌감치 연휴 기간이 10일로 예상되면서 유명 성형외과의 경우 이미 몇 개월 전부터 예약을 받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환자들이 예년보다 연휴가 길어 성형수술을 받고 회복하는데 적당한 기간으로 판단하면서 몰린 탓이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실제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서울 강남 등 일부 유명 성형외과와 대학병원은 평소보다 수술환자가 30~40%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젊은 직장인과 학생은 물론, 일부 중·장년층까지 미뤘던 성형수술을 예약했다.

 

기본적인 코수술과 가슴성형 수술은 물론이고 큰 얼굴을 작은 얼굴로 만들어준다는 안면윤곽 수술도 이번 연휴에 성황을 누렸던 것으로 집계됐다

 

A성형외과 관계자는 이번 연휴에 환자 유치를 위해 가격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병원도 있었을 정도라며 환자들이 최대 40% 늘었다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성형외과 병의원이 호황을 누린 반면, 제약·도매업계는 고민에 휩싸였다. 줄어든 영업일수 탓이다. 연휴를 내리 쉬었기 때문에 이달 영업일수의 1/3 정도가 이미 증발해 버렸다. 매출 저하를 막기 위한 방편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약사 형편은 그나마 도매에 비해 다소 낫다. 상당수 제약사들은 지난해 말 수립한 연간계획을 토대로 매달 매출 목표를 이미 설정해 놓았다. 정해진 계획과 일정에 따라 영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B제약사 관계자는 “10일간 연휴를 앞두고 병의원과 약국들이 제약사나 도매에 발주를 해놓은 만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영업일수는 줄었지만 연휴 직전 병의원과 약국들이 발주해놓은 물량으로 9월과 10월 두 달간 매출목표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제약사들이 연휴를 앞두고 적정 이상 물량을 병의원이나 약국으로 밀어 넣은 사례들이 적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도매업계의 경우는 매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부분들이 적지 않다. 제약사로부터 의약품을 받아 병의원이나 약국에 납품하는 업종 특성상 중간에서 현금 유동성으로 압박을 받는 사례들이 속출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매업체들은 이미 병의원이나 약국에 의약품을 납품했더라도 바로 약품대금을 받지는 못한다. 당장 이달 말 병의원이나 약국들이 약품대금을 전달에 비해 일부만 결재를 할 가능성도 있다. 의료기관이나 약국들도 10일가량 쉬었기 때문에 약품대금 결제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줄어든 영업일수로 인해 중간에서 도매들만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하게 연휴 직전 10일간 발주한 물량을 연휴 기간에 병의원에서 사용한 경우는 일부 제약사에만 해당된다면서 영업일수 축소로 인한 제약사 매출 감소와 도매의 현금 유동성 문제는 업체 차원에서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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